자극들이 범람합니다. TV를 켜면 김수현이 윙크하고 수지가 오빠오빵합니다. 트랜스포머가 빵빵거리는가 하면 길거리만 걸어도 나 오늘 집에 안 갈래이♪ 이런 노래가 귀를 때립니다. 요즘엔 카페에 빙수도 종류가 대여섯입니다. 그것들은 각각이 얼마나 부드럽고 또 상큼상큼한가요.
     이런 시대에 문학이라니?

     문장과 단어들이 자극을 줄 수 있는 걸까요? 글과 말이 무슨 힘이라도 있는 걸까요?

     <고대문학회>는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고대문학회>는 매주 목요일마다 한 권의 책을 정해 읽고, 그 작품(들)을 중심으로 정기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소설, 시, 희곡, 시나리오, 산문 등 좋은 문학 작품이라면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세미나에서 다뤄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방학 중에 매주 인문학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 때에는 슬라보예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이라는 책을 함께 꼼꼼히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방학 때에는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 1>을 함께 읽었습니다. 또, 회원들의 창작물이 있는 경우 비정기적으로 합평회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세미나는 의무 참석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
  봄에는 회원들이 창작한 시를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학기와 방학 중에는 재미난 MT도 갑니다 :-)
  작년에는 이영광 시인을 모시고 강연회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


   회원 가입에 제한이나 조건은 전혀 없습니다. 신입생이나 문학 전공자가 아닌 분들의 경우 문학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문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가입하기 망설여지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다만 문학 작품을 예민하고 성실하게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학을 예민하게 읽는다는 것은 단지 내용만을 읽고 공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결과 향을 느껴보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품의 얼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어떤 기쁨을 느끼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언제든 연락주세요 :-)

   물론 문학 작품을 문학 작품을 예민하게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롭지만 미묘하게 전해지는 감각에 몸을 열어놓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훈련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담배를 꼬나물거나 술을 마시면서 고뇌하는 작가의 이미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클럽에서 춤을 추는 일처럼 문학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저도 문학이라고는 제대로 접해보지 않고 <고대문학회>의 문을 두드렸지만 나중에는 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

   고대문학회는 1955년 창립 이래 6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최승자 시인, 이남호 문학평론가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을 배출한 동아리입니다. 그 간에는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동아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 간의 진실한 인간관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문학의 과잉되고 균열된 투정을 편애합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읽을 때면 언제나 관용과 이해의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회원들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상대에게 응답하기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잔뜩 어려운 말을 늘어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의외로 <고대문학회>의 활동은 간단합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작품도 결국에는 단어와 문장으로 이루어졌듯이 말입니다. 여러분의 동아리 활동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하고 난 다음의 개운함 같은 것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어예술이 힘을 발휘할 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혹은 문학을 통해 열병을 앓아 본 적이 있다고요? 그런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문의 :-) 언제든 연락주세요!
  [학생회관 211호]
  회장 010-3180-4432
  부회장 010-9534-7576


참고하시라고 지금까지 동아리에서 다루었던 작품 중 일부를 알려드립니다 :-)

소설
-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 한강 <여수의 사랑>
-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 로맹 가리 <그로칼랭>
- 박민규 <카스테라> <더블>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 김연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달로 간 코미디언>
- 알베르 카뮈 <이방인>
- 미시마 유키오 <가면의 고백> <금각사>
- 이언 매큐언 <암스테르담>
- 김애란 <달려라 아비>
-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 밀란 쿤데라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사무엘 베케트 <몰로이>
- 윤성희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 고골 <외투>
- 김승옥 <무진기행>
- 이청준 <소문의 벽> <병신과 머저리>
- 도리스 레싱 <지붕위의 여자>
- 투르게네프 <첫사랑>
- 체호프 <관리의 죽음>
- 기 드 모파상 <목걸이>
- 소세키 <문조>
- 류노스케 <지옥변>
-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피츠제럴드 <겨울 꿈> <위대한 개츠비>
- 미셸 우엘벡 <소립자> <투쟁영역의 확장>
- 너새니얼 호손 <젊은 굿맨 브라운>
- 카프카 <소송>

시
- 서정주 <국화 옆에서>
-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 이영광 <나무는 간다>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훔쳐가는 노래>
- 김승일 <에듀케이션>
- 보들레르 <파리의 우울>
- 이성복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 김행숙 <이별의 능력>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 이장욱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
- 심보선 <눈앞에 없는 사람>
-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희곡
-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 테네시 윌리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 사뮤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7: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