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 22일 (수) 02:59:46 김솔지 기자socool@kukey.com

2학년 2학기, 9월이 끝나가는 때였다. 몇 달 후면 3학년이 된다는 생각에 방학 이후 정신적으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때였다. 뭔가 하나라도 해야만 했다. 동아리에 들 결심을 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한 경제관련 동아리였다. ‘이중전공이 경제학과니 뭔가 관련된 것을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서류를 내고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보는 내내 불현 듯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열정이 없이 면접에 임하고 나왔다. 면접을 끝내고 나오던 길. 고대신문 포스터를 발견했다. 순간 눈과 발이 그 앞에서 멈췄다. 그동안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어느새 지원마감 기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던 내내 ‘이건 하느님이 방향을 제시해 주시는거다!’란 생각뿐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지원서를 쓰고 다음날 바로 고대신문에 지원했다.

그리고 약 7개월 뒤. 어느새 난 08년 11월기 수습기자가 되어 취재수첩을 들고 학교를 누비고 있다. 합격이후 몇 개월간의 힘든 수습보 기간을 거치고 방학 내내 취재부 기사 아이템을 내고, 1604호 신년호에 첫 기사를 싣고 1605 졸업호부터 1613호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벌써 10개의 신문에 내 이름이 새겨진 것이다.

정말 힘들었다. 어떻게 내가 신문을 10번이나 낼 수 있었던 것인지 신기하다. 남들은 하루하루 흘러간다고 하지만 고대신문사에선 하루하루가 아니라 한주한주가 흘러갔다. 월요일 신문을 낸 후 기획·평가 회의를 하고, 화수목요일 동안 취재와 동시에 기사를 쓰고, 금요일 마감. 토요일엔 판이 나오고 일요일 하루 남짓한 짧은 휴일. 이렇게 일주일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수습보 때엔 설문조사 하랴, 여러 잡다한 일 하랴, 춘추 쓰랴(고대신문의 석탑춘추 부분) 바쁘게 보냈다. 주변 사람들에겐 ‘대체 그런 힘든 걸 왜 하고 있는 거냐’는 핀잔만 받았다. 그렇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었다. 바쁘고 몸이 피곤했지만 즐거웠다. 앞으로의 고대신문사 일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춘추 때문에 간혹 밤을 지새울 때도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보냈다.

수습기자가 된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만큼 더욱 즐겁다. 수습보 때보다 밤을 지새운 날이 더 많아졌지만 그래도 즐겁다. ‘김솔지 기자’라는 5글자가 새겨진 기사를 볼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너 이름 신문에서 많이 봤다’, ‘너 때문에 고대신문 보게 됐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욱 기쁘고 뿌듯했다.

잃는 것도 많았다. 친구들을 만날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자꾸만 신문사에 매여 있게 됐다. 하지만 얻는 것은 더 많았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만나기 힘들다는’ 처장이나 총장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소중한 신문사 동기들도 얻었고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들도 얻었다.

두렵다. 앞으로 어떤 시련들이 버티고 있을지 두려움이 앞선다.
설렌다.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설렌다.
그리고 행복하다. 이런 두려움과 설렘을 느낄 수 있고, 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마냥 행복하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오늘따라 이 말이 유난히 절실하게 다가온다.



* 고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 모집대상
고려대 재학생
• 모집분야
일반/사진/스포츠/인터넷 웹진/디자인
• 원서마감
3월 30일(수) 오후 6시
• 시험일시
3월 30일(수) 오후 6시 30분
• 선발기준
1차 - 논술 및 면접, 2차 - 인턴(1차 합격자에 한함)
• 원서 배부 및 접수
안암캠퍼스 | 홍보관 2층 고대신문사
온라인 | 고대신문 홈페이지(kukey.com)에서 다운받아 event@kukey.com으로 제출
• 문    의 : 010-5295-1683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5 21: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