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공학과 12학번이고 18년 7월부터 19년 8월까지 해외인턴십을  IAESTE를 통해 다녀왔습니다. 그와 관련된 후기를 함께 공유하고자 올리게 되었으니 읽어주시고 정보가 필요하시면 개인적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대학생활동안 저는 고민도 많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동아리, 대외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재밌겠다, 열심히 산다’ 와 같은 부러움도 받았지만 ‘전공과 관련된 경험을 더 해라.’ 와 같은 현실적인 충고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 때로는 남들이 다 가는, 사회에서 ‘정답’이라고 일컬어지는 길을 택하고 후회할때도 많았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교 4학년을 앞두고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에 마주쳤습니다. 이미 많은 경험과 여러 결과를 통해 기계공학 전공이지만 발표, 의사소통, 언어 등에 자신있고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상태였으나 그에 걸맞는 진로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서 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진로는 자연스럽게 정해진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진로가 나를 알아 갈수록 불확실해지자 두려움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에 나가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나에게 딱 맞는 진로가 해외에 나가면 어딘가에는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희망이었습니다. 그 때, IAESTE 인턴십 정기모집 공고가 게시되었고 오퍼를 살펴보던 중 공대생을 원하지만 업무는 잠재 고객 조사, 영업 지원 등을 하게 된다는 회사를 찾게 되었고 회사명, 나라와 관계없이 지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쓰는 이력서에 그것도 영어로 모두 준비하다보니 정말 어려웠고 합격까지의 과정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주변에서의 걱정 섞인 시선과 믿어달라고 말은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피어나는 불확실한 미리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커져갔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합격 서류를 얻을 수 있었고 슬로베니아 도착하기까지도 부족한 정보 때문에 비자, 숙소 등의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했지만 결국 1년가까이 살게될 새로운 땅, 슬로베니아에 도착했습니다.

7월에 회사에 도착했기에 많은 직원들이 휴가를 떠나서 처음에 받은 업무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경쟁사 조사였습니다. 회사 제품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하기에 기술적으로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처음 들어보는 많은 회사들을 찾아보았기에 흥미로운 첫번째 업무였고 적으로는 엑셀파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8월말로 향하면서 몇 가지 비슷한 업무 등을 받았지만 아직 회사에 반 이상이 휴가를 떠나있기에 더 발전된 업무를 받기에는 한계가 존재했고 기숙사에서 시작한 해외 생활도 많은 교환학생들을 만나며 즐거웠지만 여름에 단기로 온 학생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8월말 시점에는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로를 찾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결정한 순간 이러한 장애물들은 어쩌면 미리 예견되어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나아갈 길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에서 초반에 업무를 주었던 PM(Product Manager)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전공과 관련된 업무를 받고 싶다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CAD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직접 어필했습니다. 그 때까지 진행한 리서치 등을 열심히, 빠르게 완료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PM과 디렉터가 믿음을 주었고 하드웨어 부서 쪽 디렉터와의 연결선을 놓아주었습니다. 물론 그곳에서 처음에 맡은 역할 또한 도면을 수정하는 기초적인 일이었으며 마케팅 쪽에서 받는 업무들과 동시에 진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업무의 경중을 따지는 것은 인턴에게 사치에 불과했으며 그때그때 받는 업무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초적인 업무만 주는 직원도 있는 반면, 도전적인 업무를 제안하는 직원도 생겼습니다. 대부분 새로운 업무들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기간에 제한을 주지는 않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며 시간을 쪼개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업무를 한다는 즐거움과 인정받는다는 느낌에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이 지나고 11월이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받아 정신없이 일할 때도 있는 반면, 한 가지 업무를 끝내면 또 다른 업무를 직접 찾아야 했습니다. 꽤나 의미있는 프로젝트 혹은 테스트에 참여하고나니 자만심이 조금 생겨 지속적으로 기본적인 업무를 주던 직원에게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또한, 연말이 다가올수록 많은 것을 마무리하기를 바라면서도 휴가를 기다리는 마음 또한 퍼져갔습니다. 그렇게 업무의 중요성을 개인적 흥미로 판단하기 시작했고 조금 답답했던 직원에게는 도움을 구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앞으로만 나가려던 마음을 잠시 진정시키고 지금까지 한 일과 나에게 부족한 점을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기본적인 일들 이었어도 배운점은 무엇인지 추가적으로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았고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통과 이해의 차이가 존재하는 점도 인정하고 남는 시간에는 어떻게 영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지금 근무하는 회사의 환경에서 어떻게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고 다른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접근하고 문제점도 해결해나갔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과는 별개로 회사에서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회사의 생산라인을 한 주에 8시간씩 경험하며 회사의 제조과정에 대해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해력을 더 기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지니스 파트너 회사와 진행하는 워크샵에 참여하여 각기 다른 나라의 지점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진로 고민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뉘른베르크에서 열리는 SPS라는 큰 박람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도 받으면서 경쟁사 검색을 하면서 익혔던 각 회사들에 대한 지식을 박람회에서 직접 그 회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의사소통에 활용하며 지식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었고, 각 회사 부스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보고 마케팅 전략의 차이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다양한 업무와 회사 외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서 진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PM과 비지니스 파트너 회사의 PM 혹은 Application engineer들과 대화를 나누며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장점이 이 직책과 정말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과정에 엔지니어적인 지식 또한 필수적이라는 점, Application engineer라는 직책의 존재에 대한 많은 설명을 들었고 목표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기업에서 게시한 Application engineer와 관련된 offer의 필요조건을 확인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비교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회사에서는 연말을 맞이하며 기존에 해왔던 큰 프로젝트 한, 두개를 마무리하며 좋은 평가를 얻고 PM에게 진로에 대한 결정, 그에 따라 회사에서 경험해보고 싶은 새로운 업무 등을 offer에서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아에서 새 해를 맞이하고 긴 휴가를 다녀오며 달라진 마음가짐도 확인할 수 있었고 작년말에 부탁해서 PM이 연결해준 새로운 직원과 함께 기계적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받았고 전자 쪽 디렉터를 찾아가 프로그래밍 관련 업무를 받고 싶다고 직접 어필해서 Python을 활용하는 업무도 받았으며 다른 PM으로부터 기술지원으로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업무도 제안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일 회사에 지원을 도전해야겠다는 마음도 굳히게 되었고 독일어 공부도 퇴근 후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 해를 맞이하고 인턴십이 끝나는 5월 말까지 Application engineer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필요조건을 맞추기위해 회사생활과 개인시간을 활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달성하지 못한일도 있었고 성공적으로 끝마친 프로젝트도 있었으며 중간중간 받아서 진행한 누군가에게는 필요하지만 모두 바빠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인턴십 기간동안 회사에서 편견 없는 많은 기회와 도전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외국인에게도 친절히 손을 먼저 내밀어 주었던 회사 동료들과 슬로베니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무엇을 얻었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좋은 친구들, 진로에 대한 결정, 해외에서의 경험 등 많은 것을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어떤 곳을 가도 내 장점을 살려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 도전에대한 더 큰 열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돌아가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학생으로서 해야할 많은 것들을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이며 독일 취업에 도전하기 위해 독일어 공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해외에 나와 수 많은 도전을 하면서 어려움을 접할 때마다 마음에 새겼던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생각납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점을 연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뒤돌아보고서 이 점들을 연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어떻게든 이 점들이 미래에 연결될 것임을 확신해야 합니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한국에서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면서도 진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죄책감을 느꼈던 많은 ‘점’들이 외국 땅에서 혼자 살아남으며 하나하나 빼놓을 것 없는 중요한 경험들로 나타났고 독일 취업과 Application engineer를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선’이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이 선이 되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0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