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짤린 가사까지 포함된 풀 버전 가사)

이제까지 내가 안간힘을 써야했던건 많은 나날속을 방황했던건
어둠속에 내가 묻혀 결국 후회속에 죽기 위함이었나

난 세상의 무게를 주장했다. 나의 어깨를 짓누르는 불행
나약했던 나의 마음속에는 악마의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에겐 흥분만이 가득했다. 생각없는 아이의 무일푼의 도박.
영원히 잠드는게 아니다. 영원히 어둠속에 깨어있다.

난 어둠속에 깨어있어. 죽기를 바라는 것처럼 너를 일으켜.
이제 검은 흙이 나를 뒤덮고 그것은 고통의 무게로 날 짓누른다.
예전에 결코 알 수 없었던 전혀 다른 두려움과 함께 난 갇혀버렸다.
도피의 끝은 진정 죽음은 아니었다. 난 죽었지만 고통은 살아있다.
죽음뒤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나는 괴로움에 몸부림도 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난.. 굳어버렸다.
네가 계속 나약해질수록...
기억해라 불행은 너를 사랑한다.


==============문학동네 에디터가 쓴 take 3에 대한 글====================


이번 서태지의 9집 활동에서 나는 잊지 못할 좋은 기억들을 참 많이 쌓았다. 공연도 많이 갔고 그와 함께한 시간들도 참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가 내 앞에서 <Take Three>를 불러준 순간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가 <Take Three>를 부를 때마다 나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온몸이 마비된 듯 멈춰 서 있었다.

엄청난 기타 리프, 폭풍 같은 그의 보컬, 그가 마이크대로 기타를 긁을 때 울리던 내 삶을 번쩍 흔들어 깨우는 것 같았던 사이렌 소리...... <Take Three>는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서태지의 노래다. 희망 따위 없다. 어둡고 무서운 곡이다.

<컴백홈>에서 부모님이 널 사랑하는 따뜻한 스윗홈이 있으니 맘 잡고 돌아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제압은 가득하고 사랑도 없고 말라버린 네 눈물만이 있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 네 삶을 돌보라 얘기했듯이, 서태지는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도 쉬운 희망 따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살이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안간힘을 써야 했던" 너, "많은 나날 속을 방황"하며 살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던 네가 그냥 이렇게 어둠속에 파묻혀버리면 안 된다고, 네가 죽어도 네가 괴로워한 어둠은 영원하다고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절규한다.

오늘 공연에서도 그는 <Take Three>를 불러주었고, 나는 오늘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내 앞에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컴백홈>과 <교실이데아>가 있어 내가 가출하지 않고 내 삶을 챙겨가며 그 답답한 학교생활을 살아냈듯이, 언젠가 먼 훗날, 혹은 가까운 어느 날, 내가 정말 죽고 싶을 때, 죽고 싶을 만큼 절망했을 때, 나는 서태지의 <Take Three>를 듣겠구나. 이 노래가 있어, 나는 결국 아무리 죽고 싶어도, 죽을 만큼 절망해도 다시 일어나겠구나. 나는 스스로 죽지 않겠구나.

이렇게 서태지는 나에게 또하나의 선물을 주고 갔다.

벌써 많이 보고 싶은 우리....서태지.

너무...고맙다.

계속 노래해줘서. 계속 서태지여서.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5 04:2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