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작품인 레퀴엠 공연을 하루 앞둔 기념으로 올립니다 ㅋ_ㅋ



모차르트의 유작으로, 그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지적이고 진지하고 장엄한 곡입니다. 작곡을 마무리짓기 전에 모차르트가 죽는 바람에 완성도가 좀 부족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유사 이래 어떤 음악보다도 위대한 곡이 아닐까 합니다.

자세한 해설을 하기엔 제 실력도 모자라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으니 그냥 간단히만 적어 보겠습니다. 제대로 된 한국어 해설은 없는 것 같네요...그래도 http://goclassic.co.kr/wiki/%EB%AA%A8%EC%B0%A8%EB%A5%B4%ED%8A%B8:_%EB%A0%88%ED%80%B4%EC%97%A0_D%EB%8B%A8%EC%A1%B0_KV_626 이 정도면 참고용으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곡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I. Introitus : Requiem Aeternam
II. Kyrie
III. Sequentia
- Dies Irae
- Tuba Mirum
- Rex Tremendae
- Recordare
- Confutatis
- Lacrimosa
IV. Offertorium
- Domine Jesu Christe
- Hostias
V. Sanctus
- Sanctus
- Benedictus
VI. Agnus Dei
VII. Communio - Lux Aeterna


개별 파트 해설

I. Introitus

헨델의 '캐롤라인 왕비를 위한 장례식 송가' 중 "The ways of Zion do mourn" 첫 주제(http://youtu.be/WQAydk4kpU4)를 모티브로 하는 세도막 형식(ABA')의 곡입니다. 헨델의 곡과 무척 흡사한 도입부에 이어 A 파트에서는 이 주제를 기반으로 곡이 전개되고, B 파트에서는 장조로 바뀌는데, 이때 핵심이 되는 동기는 A의 주제가 전위-축약된 형태입니다. 마지막 A' 파트에서는 다시 단조로 전환되고, A를 기반으로 B의 핵심 동기가 겹쳐지며 진행됩니다.
모차르트가 악기 파트 하나하나까지 전부 작곡한 악장은 이게 유일합니다.
Introitus의 첫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몇 번 더 등장합니다(Dies Irae, Lacrimosa, Agnus Dei)

II. Kyrie

헨델의 '데팅겐 송가'의 종결부 주제(http://youtu.be/WdzRK4FyTDw 12:00부터)들을 모티브로 하는, 굉장히 독특한 이중 푸가입니다. 간주부 없이 두 주제(Kyrie Eleison / Christie Eleison)가 서로 대립하듯 계속 푸가를 이어나가다가 Christie Eleison의 독자적 전개를 거쳐 다시 두 주제가 모두 등장하는 푸가가 재현되며 느리고 웅장하게 막을 내립니다.
으뜸화음-딸림화음으로 푸가가 진행되다가 중간 부분의 역동적인 전조를 거쳐 다시 으뜸화음으로 회귀하고 딸림화음으로 마무리짓는 조성 변화의 음악적 효과(마치 소나타 형식을 연상시키는...)가 일품입니다.

III. Sequentia

'부속가'라는 뜻으로, 중세 라틴어 성가로 쓰인 시 'Dies irae'를 가사로 합니다. 시와 같은 제목의 Dies Irae는 강렬하기 이를 데 없이 몰아치는 악장으로, 짧지만 구성이 알차고 전개가 극적이어서 개별 곡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뒤이은 Tuba Mirum에서는 베이스-테너-알토-소프라노 순으로 번갈아가며 독창이 이루어지다가 네 성부가 합쳐지는 형태입니다(한때는 이 악장의 비장한 테너 파트에 꽂혀서 가장 잘 부른 녹음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카라얀 녹음 중 하나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Rex Tremendae는 장엄한 앞부분과 조용한 뒷부분으로 나뉜 악장인데, 앞부분이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세 개의 카논(각각 현악기-관악기, 소프라노-알토, 테너-베이스)이 동시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악보가 필요하시면 http://youtu.be/SKityhJZDV0 이걸 보시면 됩니다. 37초부터 카논이 진행됩니다).
Rex Tremendae의 조용한 부분에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Recordare는 곡 전체에서 가장 평온하고 아름다운 부분으로, 론도 형식에 가까운 세도막 형식의 악장입니다. 합창이 쓰이지 않는 4중창곡답게 다성적인 면모가 특히 부각되어 있습니다(성악 파트 뿐 아니라, 기악 파트의 대위법 역시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Confutatis는 격렬한 테너/베이스와 온화한 소프라노/알토의 극명한 대비가 특징적입니다. 고클래식 위키에서는 '정-반-합의 구조를 보인다'고 했는데 적절한 설명인 듯합니다.
가장 유명한 악장인 Lacrimosa는 사실 첫 8마디만 모차르트 작곡이고 나머지는 쥐스마이어가 이를 기반으로 구성한 것인데, 악장에서 중요한 지위를 갖는 모차르트의 8마디가 워낙 아름다워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IV. Offertorium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바로 Domine Jesu 때문입니다. 도입부 이후 카논이 등장하고, 뒤이어 도입부 멜로디를 이용한 카논이 펼쳐진 뒤 푸가로 마무리되는 악장인데 완벽한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습니다.
뒤를 잇는 Hostias는 단순하고 조용한 합창 뒤에 Domine Jesu의 마지막 푸가가 다시 등장합니다.

V. Sanctus

쥐스마이어가 작곡한 악장입니다. 크게 '느린 Sanctus - 빠른 Hosanna 푸가 - 느린 Benedictus - 다시 Hosanna'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곡 전체에서 가장 느슨하고 솔직히 별로인데, 그래서인지 이 부분을 건드린 판본들이 많습니다. 레빈 판에서는 Hosanna가 길게 재구성되어 있고, 몬더 판에서는 아예 삭제해 버렸습니다.

VI. Agnus Dei

이것도 쥐스마이어 작곡인데, 모차르트가 작곡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악장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시작 부분에서 베이스는 Agnus dei qui tolis라는 가사에 맞춰 Introitus의 첫 주제를 부릅니다.

VII. Communio
Introitus와 Kyrie의 가사만 바꾼 반복입니다.


...죄송해요 쓰다 보니 귀찮아졌어여...

추천 녹음은, 사실 딱 이거다 싶은 게 없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칼 리히터나 번스타인(바이어 판본), 마케라스(이건 레빈 판입니다) 지휘가 인상적이었고, 발터, 뵘, 카라얀, 헤레베헤 등도 유명합니다. 최근 녹음으로는 아바도도 괜찮습니다.



또 여기 글을 쓰게 된다면 웬만하면 개별 작품에 대한 소개 대신 여러 작품을 묶어서 기획 형식으로 쓸 것 같네요 ㅎㅎ 제가 아는 게 별로 없다 보니 한 곡씩 쓰면 다들 아시는 것만 소개하게 될 것 같아서..ㅋㅋㅋ 무슨 작곡가 특집, 무슨 형식의 악곡들 소개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어쩌면 클래식 말고 다른 장르의 음악 관련 글을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안 듣긴 하는데 메탈 같은 경우엔 예전에 악숭 같은 커뮤니티에서 게시판지기도 하고 그래서 소개할 게 좀 있음....ㅋㅋ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3 15: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