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집 triangle 中 '숨길 수 없어요'

99년 애시드락을 국내에 선보이며 국내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롤러코스터.

5장의 정규앨범과 1장의 라이브 앨범과 1장의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영국산 락음악의 카피 밴드에 불과하다,

곳곳에 배끼기의 흔적이 물씬 묻어난다,

음악의 중심이 없고, 여성 보컬의 매력으로 허점을 메꾼다.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내게는 20대의 동반자로서 우울하고 마이너한 내 감성을 수시로 가득가득 채워줬던 고마운 밴드로 남아있다.

라디오를 틀때마다 귀를 사로잡았던, 뽕끼 가득한 그들의 일렉트로닉 멜로디.

어떤 앨범의 어떤 트랙을 들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06년 디지털 싱글을 마지막으로, 멤버들이 밴드 외 다른 활동에 전념하거나 출국하면서 사실상 해체하였다.

작년 중순 솔로 앨범을 발매했던 조원선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롤러코스터의 해체를 애써 부정했지만,

밴드 음악을 비롯한 한국의 음악시장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지 오래인데다,

조원선을 제외한 다른 밴드 멤버들이 한국에 없고,

조원선을 비롯한 멤버들의 나이가 더이상 미래를 기약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나이이기에..

(물론 롤링스톤즈처럼 할아버지 간지를 풍겨줄 수도 있지만, 그건 뭐..)

그들의 향후 앨범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듯하다.

굳이 입밖에 내지 않아도 그들이 해체한 이유는 음반 시장의 불황.

평단과 소비자들의 평가가 아무리 좋아도 앨범 하나 만들어서 순이익이 채 500만원도 되지 않는 앨범팔이로는 도저히 밴드를 유지할 수 없다.

(최근 이승환의 싱글 앨범의 제작 수익이 80만원이었다고 함. 아울러 조원선씨의 솔로 앨범도 존망 ㅠㅠ)

물론 그들이 대단한 돈을 벌고 싶어 음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순수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바닥에서부터 성장하여 명성을 얻은 밴드가

음악만으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문득 2000년초, 소리바다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클릭 한번만으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공짜로 다운받아 들을 수 있다는, 벅차고 놀라웠던 행복감.

이제 다시 롤러코스터와 같은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날이 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