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만 올리려고 하다가, 솔직히 다시 생각해보니
비슷비슷하게 좋았는데 괜히 떨어뜨리기 아깝기도 하고 그래도 될 수 있으면
좋은 음악은 서로 공유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 5개를 더 올리려고 합니다.

밑에 글 작성하고 난 뒤에 리플들 보면서, 아 그 앨범이 2009년도였구나하고 몰랐던 게 있어서
좋아했던 앨범들 중에 다시 찾아보니...역시나 2009년도 앨범이었던 것들이 있었더군요. 누락된 것들과 함께
떨어뜨리기 아까웠던 앨범들 5개만 더 올려보려 합니다.

1. Bat For Lashes - Two Suns
(장르: 인디 팝, lo-fi, 여성 보컬리스트)

영국에서 유치원 선생님을 하시다가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독특한 경력의 아티스트입니다. Fur & Gold에 이은 2집 앨범인데요.
개인적으로는 1집을 더 좋아하지만, 2집 역시 2009년 최고들 중 하나라고 인정 받을만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립니다.
전반적으로 평론 사이트에서는 점수가 그렇게 좋지가 않은 편인데 아마도 이번 앨범 스타일이 본인 특유의 스타일이 1집에서 정립이 되었다면 그때보다는 2집에서 팝스러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몽환적인 팝, 일렉트로니카와 락이 적당한 합의점을 본 듯한 느낌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하지만 팝, 댄스 이런 분위기를 많이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비추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곡들이 Lily Allen처럼 곡은 나쁘지 않지만 팝에 확 몰려 있는 느낌인 분은 아니니 팝 느낌을 싫어하더라도 들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하는 곡은 Daniel(위에 있는 곡), Moon and Moon, Sleep Alone입니다.

2. Fever Ray - Fever Ray
(장르: 실험 음악, 일렉트로니카, 인디)

유명한 일렉트로니카 그룹인 The Knife의 여성 보컬을 맡던 분이 독립 프로젝트로 낸 앨범입니다. bjork와 얼핏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공통점을 가진 부분도 꽤 있습니다 예컨대 bjork 같은 경우 아이슬란드 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수한 느낌을 자기의 음악에 확실히 표현한다면, 스웨덴 출신인 Fever Ray는 스웨덴 신화를 적극적으로 앨범의 테마와 비쥬얼에 응용합니다. 
앨범은 미스터리하면서 어둡지만 그런데서 나오는 몽환적인 매력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곡들 면면을 보나, Fever Ray라는 이름 자체가 가수 본인이 가기 제일 좋아한다는 몰의 이름을 딴 것을 보나 이 데뷔 앨범은 참 솔직하고 개인적입니다. 현재 본인에게 있어 중요한 개인적인 소재들(결혼, 아이들, 육아, 자신의 정신적 장애)을 안개 속에 깔아놓고, 그 위에 미신과 신화로 교묘히 덮어 놓은듯한 느낌입니다. 
실험음악, 특히 bjork 분위기의 앨범들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절대로 듣지 마세요. 앨범이 확실히 그냥 앉아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추천하는 곡은, When I Grow Up(위에 나온 곡), If I had a heart, Triangle Walks입니다.

3.Phoenix - Wolfgang Amadeus Phoenix
(장르: 인디 락, 일렉트로니카, 인디 팝)

프랑스에서 오랫만에 등장한 대단한 그룹입니다. 1집은 아니지만, 사실상 이 앨범으로 인해 무명에서 확 뜬 케이스인데요.
가벼운 느낌의 곡들이라 이미 시장에 많은 뻔한 밴드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앨범 곡들 넘어가는 구성도 좋고 말 그대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앨범입니다. 무거운 분위기를 좀 더 좋아하기에, 최고라고 하기에는 사실 조금은 제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앨범을 다 들으면서 항시 즐거운 느낌을 유지하면서 식상해지지 않게 하는 능력은 이 앨범이 올해 나온 최고들 중 하나라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벼운 느낌의 인디 락 음악이나 아티스트 특유의 도드라지는 독창성을 강조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추천하는 곡은  1901, Lisztmania(위에 올려드린 곡), Fences입니다.

4. Soap & Skin - Lovetune for Vaccum
(장르: 인디, 실험음악, 피아노)

19살의 독일 음악 신동 소녀가 프로젝트로 활동하고 있는 Soap and Skin의 앨범입니다. 계속 고르다보니 실험음악 앨범이 많이 걸리는데 실험음악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이 죄송스럴 따름입니다. 아무튼, 앨범은 전반적으로 어둡습니다. 딱 다 듣고 듣는 느낌이 일반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우울증을 심하게 앓으면 이렇게 될까하는 느낌이 듭니다. 올해의 최고 앨범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데뷰 앨범인데다가 나이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수준급의 앨범입니다. 
어두운 분위기의 음악을 즐기시는 분들이나 실험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하지만 딱 그 반대인 경우에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추천해드리는 곡은 The Sun(위에 올린 곡), Cry Wolf, Thanatos 입니다.

5. Passion Pit - Manners
(장르: 일렉트로니카, 인디 팝)

2009년에 등장한 여러 뛰어난 일렉트로니카 계통 앨범들 중에서 앨범의 독창성을 따지자면 최고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앨범입니다. 앨범 자체보다 무엇보다도 타이틀 곡이 참 좋아서 앨범이 오히려 덩달아 뜨는 느낌입니다. 
다만 그래서 그런지 앨범 자체의 구성이 그리 자연스럽지는 못하고, 곡들을 편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넘어가지만은 않는지라 꼽을까 말까 망설여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운드가 결코 흔치 않은데다가 식상하지 않기에 추천해봅니다.

추천 곡은, The Reeling, Sleepyhead(위에 곡), Little Secret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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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락 분야에서는 
Girls의 Album, Yeah Yeah Yeahs의 It's a blitz!, Tegan and Sara의 Sainthood, Mumford and sons의 Sigh no more
일렉트로니카에서는 La Roux의 Fascination, pnau의 PNAU, Royksopp의 Junior, N.A.S.A의 Spirit of Apollo
정도가 리스트를 적으면서 생각났지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거르다 보니 저렇게 10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르지 않고 적어만 두는 위에 앨범들도 평단의 평점이 높거나 평단이 거지처럼 평가해도 충분히 많은 분들이 명반으로 불리는 앨범들이니 시간 되시면 차차 들어보세요.
(특히 T & S의 경우는 왜 너무 낮게 pitchfork가 평가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올해는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흉작인 편이었습니다. 메탈, 힙합의 경우는 좋은 앨범들이 많이 나왔기에 흥했다는 평인데, 인디 락이나 일렉트로니카 분야에서는 떠오르는 앨범들이나 아티스트들이 딱히 없었던 해인 것 같은데요.

아무튼 이 정도로 2009년 추천을 마칩니다. 신년 마무리 잘 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