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결산하는 만큼 2009년에 제 귀를 즐겁게 해준 앨범들을 뽑아볼까 합니다.
상당히 주관적으로 뽑는 것이다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앨범이 아는 것들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 번 들어보시면 후회는 안 하실거에요.
앨범 이미지를 올리고 싶었는데 이미지 올리는 법을 몰라서 못 올리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Animal Collective - Merriweather Post Pavillion 
(장르: 실험음악, 사이키델릭, 인디)

Animal Collective의 올해 초에 나온 신보입니다. 평단의 평이 상당히 좋지만 막상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이 극명하게 갈리는 독특한 앨범인데요.  그만큼 처음에 앨범을 접했을 때 이걸 어떻게 듣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게 하긴 합니다. 하지만, 앨범의 컨셉을 잡기 위해 가사와 함께 곡의 전반적인 느낌을 계속 듣다보면 귀가 적응이 되고 어느새 컨셉을 잡은 뒤에는 이 앨범이 어째서 대단한지를 알게 합니다.

단점이라면, 실험적인 음악이기 때문에 bjork 등 독특한 음악을 하시는 그런 부류의 아티스트 분들의 앨범을 싫어하신다면 굳이 고생하지 마시고 듣지 마세요. 평단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추천드리는 곡들은 My Girls(위에 올려드린), Summertime Clothes , Also Frightened입니다.

2. the XX - XX
(장르: 포스트 펑크, 인디, 일렉트로닉)

2009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The xx의 데뷰 앨범입니다. 앨범 커버를 올릴 줄 몰라서,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앨범 커버에 크게 X자를 그려놓았는데 이 모양이 딱 이 분들의 음악을 잘 나타냅니다. 말 그대로 공허함, 뭔가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앨범 처음의 Intro부터 잘 만들어져 있고, 앨범 끝까지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드러머가 없어서 그런지 신디사이저를 통해 드럼 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고 자기만의 스타일은 확고하지만 그 공허한 느낌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금방 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맥빠지는 소리를 싫어하신다면 듣지 마세요.

추천드리는 곡은 Islands, Crystalised(위에 올려드린 곡), Intro 입니다.

Department of Eagles로 정말 신선한 음악들을 인디계에 공급해 왔던 Dan Rossen이 참가한 그룹입니다. 다만, DoE와는 달리 기존에 이미 다른 분들이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던 중에 들어온 지라 음악이 비슷하면서도 좀 덜 인디스럽다고 해야할까 느낌이 좀 더 포크락에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독특한 목소리와 함께 가끔 나오는 위트 있는 가사와 분위기는 재미가 있습니다. 포크 인디라는 장르를 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들어보셔야 하는 앨범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포크락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 앨범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은 점이나 실험 음악계통을 좋아하시면서 이전에 DoE를 알던 분들은 너무 사운드가 대중적이 된 것 같다면서 지루하다는 평을 합니다.

추천하는 음악은, Two Weeks(위에 있는 곡), Cheerleader, Southern Point입니다.

(p.s: 조금 있으면 다시 신보를 낸다고 하는데 이 앨범이 2009년에 이어서 2010년에도 많은 팬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

4. Maxwell - BLACKsummer's night
(장르: 알앤비. 메인스트림, 소울)

올해도 역시 예전 앨범 에 이어서 RnB계에 최고의 앨범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맥스웰입니다. 꽤 긴 휴식을 가진 뒤에 나온 앨범인데도 불구하고, 사운드가 성숙되고 가사도 상당히 정교한 감정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RnB를 그렇게 즐겨 듣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감히 앨범의 장점이나 단점을 평할 수는 없지만, 올해 나온 알앤비 앨범들 중에서 정말 괜찮다는 생각이 든 앨범은 이 앨범 밖에 없네요.

추천드리는 곡은, Pretty Fly(위에 나온 곡), Cold, Stop the World 정도입니다.

5. The Antlers - Hospice
(장르: 인디락, 슬로우코어, 얼터너티브)

앨범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가 끌려서 이 앨범의 손을 들어주게 되네요. 앨범 자체는 참 얄미운 앨범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울한 느낌이 강하지만 그 슬픔이 아름답습니다. 곡들을 듣다보면 곡에 쉽게 접근했다가는 다칠 것 같은 느낌이 흐르곤 합니다. 가사가 격정적으로 슬픈 분위기를 더해주기 때문에 더 매력이 있습니다.
The Mars Volta의 앨범들처럼 어떤 스토리라인이 곡들 전체에 깔려 있기 때문에, 앨범을 그런 스토리라인 해석하는 재미로 보시는 분들이면 많이들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대충만 말하자면 어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사람이 골수암으로 고생하는 여환자를 보면서 가지게 되는 여러 상상들과 대립 관계, 죽음 등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우울한 느낌의 락 음악이라서 emo 계통까지는 아니지만
하여튼 그런 걸 싫어하는 분이라면 이 앨범은 웬만하면 듣지 않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 앨범의 매력은 우울함, 슬픔 그 자체에 있기 때문에 울적할 때에 하필 괜히 들었다라는 분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추천드리는 곡은 Kettering(위에 올려드린), Bear, Two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