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도록 연구실에서 각종 화학 물질들의 스멜을 맡고 있노라면.. 그리고 실험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C2H5OH와 술을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도와준다는 뜻인 안주(安酒)들이 생각나는 것은 인지상정!!
그래서 3월달에는 맨발의 청춘에 꽂혀.. 일주일 중 5일을 맨발의 청춘 돼지껍데기와 벌교 꼬막을 소비하는 기염을 토했더랬습니다. 그러던 차에 슬슬 맨발의 불량식품..들도 물려 어디 좋은 곳이 없을까.. 하면서 물색하다가 찾아낸 곳이 바로 이 곳! 곱창하우스입니다.
일단 위치는
이런 안습한 곳입니다. 안암 오거리쪽 큰 길 가에 자리잡고 있지요.. 간판이 남자의 핫핑크!색에다 세워둔 천으로 된 간판엔 안암 오거리쪽을 향하여 엄청난(...) 조명이 눈을 퇴갤시킬 기세로 밝혀져 있으니 이 근처에 가신다면 찾기는 상당히 쉽습니다.(에 또..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풍년식당 사장님 하시는 철물점 왼쪽 건물입니다)
술이나 밥을 먹기 위해서는 보통 돌아다니면서 괜찮거나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 때문에 이런 후미진.. 정확히는 술집이라고는 요 곱창집 하나 달랑 있는 곳까지 오긴 어려운 장소입니다. 해서.. 나름 단골인 저랑 저와 항상 함께 음주가무(?)를 즐겨 주시는 형님이 여길 갈 때 마다 사람이.. 없습니다. ㅠㅠ(맛게에 글을 용기를 내어 처음 올려보는 것도 저에게는 맞는 집이 사라져 버릴까봐 올려요 엉엉 슬프다 ㅠㅠ)
메뉴판입니다. 요즘 시세에 적절한? 가격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밑반찬입니다. 사진에선 가려 안보이는데.. 상추 밑에는 깻잎도 있구요, 상추가 참 싱싱싱싱해요!! 허허. 그리고 저 고추가 참 맛납니다. 아껴두었다가 나오기 전에 으적으적.. 홍합탕도 수북히 주시는데, 고추가 넉넉히 들어 있는 매콤시원한 국물입니다. 빨간 소스는 양념곱창에 들어가는 초장 소스입니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저 부추+콩나물 무침!!! 으으으으... 고소한 참기름? 향기와 깨도 넉넉하게 뿌려져 있어 참 맛이 납니다. 다른 집들과 비교했을 땐 양념이 다소 강한 감이 있습니다만(특히 기름 향과 맛이 다른 집들보다 강합니다), 이게 상추/깻잎 + 곱창이랑 해서 쌈을 싸 먹을 땐 아주 이만한 부추무침이 또 없습니다. 저는 향이 강한게 좋아서 곱창 나오기 전에 으적으적 한 접시 비우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반찬 재활용을 하시지 않을까.. 해서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손님이 없어서 남는게 없는가ㅠㅠ 갈 때마다 바가지에 새로 무쳐 주십니다. ㅠㅠ
저는 메뉴 중에서 소곱창, 양곱창 빼고 다 먹어 보았는데요, 사실 맨 처음 갔을 때 나름 부유했던.. 때라 소곱창/양곱창에 도전하려고 했었는데, 그 때만 그랬던건지 사장님께서 소 종류는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후로 자금사정이.. 출근할 차비가 없어서 휴가를 쓰는 지경에 이르러 아직 도전해 보지 못했습니다.
먹어 본 각 메뉴별 감상은 -
양념곱창 : 막창 스타일(?)의 동글넙적하고 가운데가 뚫려 있는 그런 곱창이 나옵니다. 쪼매한 떡볶에 떡도 군데군데 들어 있습니다.(5조각 정도?) 그리고 소스는.. 초장소스!! 사실 저도 양념곱창이라고 하면 뭐신가 '우리 양념 비밀은 아무도 몰러' 하는 마늘냄새 풍풍 나고 깻가루가 뿌려져 있고 후추 풍풍 뿌리는 그런 양념들을 먹어왔던 터라 처음엔 상당히 거시기 했습니다만..(사실 초반엔 맛이 쵸큼 그랬어요.. 너무 시큼한게 ㅠㅠ 그런데 요즘 날이 갈수록 양념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요게 또 은근 중독성이 있어요! 시큼달달한 그 맛..! 양념 곱창은 상추에+부추무침에+양파에+마늘에 풀셋트로 먹으면 참 맛이 기가 막힙니다.
소금구이 : 양념곱창과 똑같이 생긴 녀석들이 나옵니다. 소금+후추 양념에 떡과 감자, 양파 크다란 조각이 함께 나옵니다. 이 메뉴는 아무래도 양념이 없는지라 단독으로 먹기엔 살짝 버겁습니다. 하지만 이 가게 밑반찬계의 가제트 만능 팔 부추무침과 함께라면..! 다만 보통 생각하시는 왕소금구이와는 살짝 다른 듯 싶습니다. 왕소금이 텁텁 뿌려져 있지는 않고.. 살짝 느끼한 정도? 곱창 한 점 오물오물 하면서 노릿노릿하게 익은 감자를 한 조각 먹으면 앙ㅂ라ㅣㅂ더리바더
야채곱창 : 요 녀석은 위의 두 메뉴와 다른 스타일의 곱창이 나옵니다. 그.. 신림동 순대타운의 그 녀석입니다. 흐물흐물 몰캉몰캉한.. 이 녀석은 초장소스가 아니고, 드셔보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신림동 고시촌 토마토김밥 맞은편.. 아우내국밥 옆의 포장되는 순대곱창집의 그 곱창 맛입니다. 쉽게 말하면.. 평범한 곱창볶음 맛이 납니다. 아시죠? 그 깻잎 향 나고 당면 들어가고 그런거..! 그런 맛입니다 허허
순대곱창 : 위의 야채곱창에 순대가 들어가 있는 스타일입니다. 이건 정말 아우내국밥 옆의 그 포장곱창이랑 똑같은 맛이 납니다. 상당히 평범한 맛입니다만.. 신림동에서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ㅠㅠ(다만 개인적으로 순대볶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끌리는 메뉴는 아닙니다 허허)
보통 저와 형님 두 명이 가서 소금구이+양념곱창 하나씩 시켜서 배불리 먹고 옵니다.(두명 다 식신임!) 이렇게 시키면 호일로 불판을 반으로 농갈라 똠양꿍마냥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4명이 3인분을 먹는 게 가장 적당할 듯 싶습니다.(저희는 두명이 3인분 먹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장사를 여사장님, 그리고 아들처럼 보이는 청년하고 두 분이 하시는데.... 아들이 조권 닮았어요! 허허
정리-
장점 :
밑반찬이 깔끔맛있다.
곱창이 맛있다.
양이 넉넉하다.
소주가 3000원!
사장님 아들이 조권닮음!!!(정보)
단점:
가게의 음식 중에서 물이 제일 맛없음.(농담)
공짜로 먹는 자판기 해질녘(hazelnut) 커피가.. 써요..
손님이.. 손님이.. 엄서요...
끝으로 양념곱창 사진과 함께 즐거운 밤 되시길 바랍니다.. 허허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8 05:5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