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식당은 성신여대 정문 앞 로터리에 있는 <고방순두부>입니다.
지인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서 성신여대 번화가 골목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들 고기집에 술집들이라
그런 번잡한 골목에서 빠져나와 조용하니 소박해 보이는 집을 찾게 되었지요.
(같이 간 지인이 추천을 해주기도 하였구요)

좁아 보이는 입구와는 달리 안은 그럭저럭 테이블이 꽤 놓여있습니다.
저희는 비지찌개와 순두부찌개를 시켰습니다.
미리 나온 반찬은 김치와 나물, 콩자반 등이었는데, 쌉쌀한 무나물 맛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단 무나물이 별로였습니다.
(물론 무는 삶으면 약간의 단 맛이 나긴 합니다만 예상의 범위를 좀 넘어 달았던 것이지요)
콩자반이 매우 짜고 그 뒤에 단맛도 가득했는데, 한번 먹으니 입맛에서 잘 가시지 않습니다.
멋도 모르고 미리 잔뜩 주워 먹으면 그 뒤에 밥을 맛있게 먹지 못합니다.
그런 이유는 순두부와 비지찌개가 상당히 담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골에서 할머니 손에 큰 적이 있어
진짜 국물을 다 빨아들일 정도로 뻑뻑하고 푸짐한  비지찌개를 밥에다 비벼먹곤 했는데,
여기의 비지찌개는 그 양이나 비지의 양이 거기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양념이 없이 구수하고 달큰한 비지 맛이 입안에 퍼집니다.
보통 비지의 맛이 좋지 않으면 간을 많이 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비지에 간단한 소금 간 정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순두부찌개의 순두부는 우리가 슈퍼에서 보는 잘 바스라지고 보들보들한 그런 순두부가 아니라
두부를 모양대로 찍어내기 전에 덜 뭉쳐진 상태의 두부입니다.
일반 식당에서 파는 순두부보다 부드럽진 않지만 향이 깊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간을 심하게 하지 않아 순두부찌개도 밥 없이 그냥 퍼먹어도 맛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집에서 가장 짠 콩자반을 많이 먹으면 맛이 죽는다고 말씀드린 것이지요.
밥은 윤기가 많이 흐르는 조밥이었습니다.

비지찌개를 밥에 비벼 놓고 한 입 먹을 때마다 순두부찌개를 떠먹으니 담백하고 짭조름하니 참 좋았습니다.
두부 전골이며 녹두전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만,
역시 식당은 기본 음식이 어떤 맛을 내고 있는가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 앞에 한 끼 밥 가격의 최저 기준이 점점 5,000원으로 수렴하는 가운데,
공강 시간을 이용하면 조금 더 학교 주변에서 나가서는 비슷한 가격에 좋은 식사를 즐길 수 있기도 합니다.
담백한 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따뜻한 봄날에 느릿느릿 걸어가서
순두부 한그릇 비벼먹고 오시면 좋을듯한 식당이라 추천글을 남겨봅니다.
강한 양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4 07:5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