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동생 부부랑 다녀왔습니다. 집 앞 식당이라 꽤 자주 가는 편인데 지금까지 제가 한국에서 먹어 본 인도 음식점 중에서 탄두리 요리를 가장 잘 하는 곳입니다. 게다가 몇 년 전에 인도 출신의 충남대 공대 교수님과도 온 적 있는데 그 분도 인도 기준으로도 상당히 맛있는 집이라고 하셔서 그 이후로 리스펙트 하는 인도 요리집입니다^^ 가격이 싸진 않지만 퀄리티에 비해서는 오히려 가성비가 좋습니다. 강남 쪽 인도 요리집보단 싼데 요리가 훨씬 더 낫거든요.

평일 점심에는 인당 만원부터 시작되는 코스요리들도 있고 이게 가성비가 죽이지만 저녁이나 공휴일에는 어차피 그림의 떡이고...

1번 그림은 인도식 칠리새우입니다. 사실 중국식 칠리 새우와 별 차이가 없는데 네팔 음식은 중국 남서부 음식의 영향도 좀 받은지라 비슷한 음식이 꽤 있다고 하네요. 여기 메뉴에도 있는 챠오면(중국식 야끼소바)도 그런 메뉴라고 합니다. 만오천원인데 뭐 새콤달콤매콤한 칠리새우가 맛 없으면 반칙이죠 ㅎㅎ 15000원

2번 사진은 머튼 마살라입니다. 양고기를 볶은 뒤 인도 커리 향신료 중 매콤한 향신료들 위주로 배합해서 토마토 소스, 인도식 버터인 '기', 인도식 요거트인 '라씨', 볶은 양파 등등을 섞어 볶은 커리입니다. 맵지는 않지만 얼큰한 느낌이 살짝 있는데 꽤 맛있지요. 11000원

3번 사진은 뭐 다 아시는 갈릭 난입니다. 여기가 탄두리 요리가 정말 좋은데, 쉐프가 네팔 출신 오너쉐프인 점도 있고 탄두리 요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정말 제대로 된 대형 탄두리를 주방에 진흙으로 빚어서 숯으로 때서 조리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난 가격은 다른 인도 요리집과 같은데 촉감이 달라요. 단 식으면 안 됩니다! 2500원

4번 사진은 아프가니 치킨입니다. 탄두리에 치킨을 굽는다는 점은 탄두리 치킨과 같습니다만 양념이 달라요. 탄두리 치킨은 매콤한 향신료와 요거트로 닭을 버무린 다음 굽는 것인데, 아프가니 치킨은 인도 버터에 좀 더 부드럽고 상큼한 허브와 향신료를 버무려서 탄두리에 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곳이 별로 없는데 매콤한 다른 요리를 하나라도 시킨다면 탄두리 치킨보다 이 쪽이 훨씬 맛있습니다. 고소한 버터맛과 향신료맛이 구운 닭과 더해지니 도저히 맛이 없을 수가 없거든요. 사진은 반마리 9천원인데 한마리 시키면 17천원입니다.

5번 사진은 머튼 비랴니입니다. 인도식 볶음밥이죠. 샤프란을 넣어 지은 밥에 양고기와 양 기름에 얼큰한 향신료를 더해 만든 볶음밥입니다. 그냥 슬쩍 보면 양이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그릇 매우 깊습니다; 양 상당하고 고기도 꽤 들어갑니다 ㅎㅎ 9천원

6번 사진은 파니르 난입니다. 시금치 치즈 커리인 팔락 파니르 만들 때 들어가는 두부같은 질감과 식감의 치즈인 '파니르'를 난 반죽 사이에 넣고 난 표면에 인도 버터를 발라 화덕에 구운 녀석입니다. 담백하면서도 치즈 맛이 진해서 커리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그냥 뜯어먹어도 매우 맛있습니다. 4천원

7번 사진은 기본찬이고 8번사진은 결국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운 사진, 나머지는 메뉴판입니다.

라씨도 여기서 직접 우유를 인도식 큰 토기항아리에 발효해서 주긴 하는데 플레인이건 뭐건 개인적으로는 너무 달아서 그냥 그렇습니다. 근데 과일라씨류는 확실히 과일 듬뿍 주긴 해요.

뭐 수원이라 오실 일 많지야 않겠습니다만, 수원 오시면 들러볼만한 집입니다. 인당 예산을 최소 1만원 이상 잡아야 하지만 만족도는 확실히 그 이상입니다. 메뉴판에도 있지만 인도 와인/ 인도 럼/ 인도 맥주 이런 것도 파는데, 몇 번에 걸쳐 다 마셔본 결과 의외로 인도 맥주는 쓰레기고 럼은 콜라를 타면 가격이 싸니까 오케이 해 줄 수 있는 정도, 와인은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3 22:5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