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원 체육학과에서 수학중이며, 킥복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정호 대학원생입니다.
요새 올라오는 킥복싱에 대한 글들을 보고만 있었는데, 다이어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올라오더군요. 킥복싱 선수로서 가슴도 아프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올리며, 다른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도록 실명도 함께 적었습니다.
소비자포럼 게시판인만큼 상업적,홍보적 측면 없이 지금까지 해온 킥복싱을 소비자로써 생각해보며, 체중감량(다이어트)과 관련된 관점에서 적어보겠습니다.


얼마전에 같이 공부하시는 한분이
"킥복싱 선수니 살 쉽게 빼시겠어요? 저도 함께 운동할테니 살 좀 빼주세요?"
하고 물으시길래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전 제 살도 못 뺍니다. ㅋ .... 온전히는 ㅋ"

그렇습니다. 전 체급 운동 선수라 쉽게 체중은 빼지만 ... 온전히(?) 살빼기는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참고로 제 키는 180cm, 평소체중은 60kg 중반에 체지방율 8% 정도 입니다..  8월에 은퇴를 번복하고 국가대표로 인도 킥복싱 아시아선수권 나갈때 한달 좀 넘는 기간 동안 8kg정도 빼서 -57kg 체급으로 출전하였습니다. 제키면 체지방률 3%~4% 까지 빼야 가능합니다.
이때 빠진 체중은 대략 3분의 2가 지방+근육 이고, 3분의 1이 수분이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인도에 있는 내내 음식먹을때마다 복통과 설사를 반복했습니다. 시합중에 발차기 할때마다 반응이 이상한데서 오더군요.^^;; 병원에서는 과한 감량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로 몸에 안맞는 물이나 음식, 예를 들면 인도 식수, 향신료, 커리(카레)등을 섭취해서 그런듯 하답니다.
인도에서 온 후 카레 광고만 보면 장님(?)이 되고 ㅋ,  길가다가 카레 향기 나오는 음식점 앞을 지날때는 숨이 멎으면서 배우지도 않은 축지법(?)이 나오더군요ㅋ.  카레냄새와 함께라면, 우사인볼트(?) 이길것 같았습니다...ㅋ  
그런데 백화점 음식코너는 오픈되어...ㅠㅠ  가장 카레 냄새와 멀리 떨어진 구석진 2인용 자리에 앉아, 일행들이 자리 없다고 투덜거리면 한마디 했습니다. ..... 내 무릎에 앉아 ㅋ

전성기때는 밴텀급(54~55kg) 으로 뛰었습니다. 시합전 체지방률 1% 대 입니다. 한번은 출전자가 부상이라 대신 뛰어달라는 오퍼에 승낙하니 2주정도 남았더군요.
일주일넘게 물,영양제,커피만 먹고 유산소 운동했습니다. 왕자가 되는 기분이더군요. 일어날때마다 별들이 왕창 보입니다. 별나라왕자 ㅋ... 그런데 걸어다니는 모습은 영낙없는 거지입니다. HP(?) 제로 ㅋ ... 그나마 커피 찾아 카페인으로 마나(?)를 채우면, 그래도 움직여는 집니다. 딱 좀비(?) 만큼 ㅋ.
더 안먹으면 죽을껏 같을때쯤 프로틴, 콩 등 섭취하며 훈련중 계체 이틀전부터는 물을 안먹습니다. 프로틴, 검정콩가루, 렌틸콩가루, 현미가루 등의 선식을 적당히 섞으면...  해변가의 파란바다, 반짝거리는 조약돌, 하얀 조개껍질 같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 선식을 먹다가 물없이 삼키면 ? .... 해변가에서 모래 삼키는 기분? ㅋㅋ ;;
선식을 다 먹고, 나도 모르게 정수기 앞으로 물 마시러 갑니다...... 그리고 아차!!! 하는 순간 뒤돌아 설때의 그 기분은? .......
음...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물내리고 마무리 하려는데 ......
모가 없을때 ??? ........
(으앗, 더는 안되;; 운동으로 살을 빼줘야지 , 식욕감퇴(?)로 다이어트 시키려는 이 무능한 선수같으니,ㅋ)

우여곡절 끝에 시합전날 계체를 맞추고, 그 동안 못먹은 음식 먹고 큰일 보려 변기에 앉았는데.... 수분을 섭취하지 않은 댓가로 꽉막힌듯 해결이 않되더군요. 한시간동안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 열심히 인명사전(?)  만들다가, 결국 약국가서 약사느님(?)의 관장약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무이 아부지 날 낳으셔도, 날 살리시는 분은 ..... 약사느님 ㅋ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드릴까요? 일반인들이 단기간에 살을 빼기 위해 많이 시도하는 과학 식단 조절, 과한 운동량 등 외에도 체급운동 선수들은 과한 수분 조절 까지 포함하여 감량을 위해 종합선물세트(?)를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평소의 몸이 강한 훈련에 다져져 있기에 휴유증이 있어도 곧 회복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체급 운동선수들의 종합선물세트(?) 감량법을 보면서, 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일반 사람들의 운동 초기 과한 식단조절이나 과한 운동 모습, 한가지 만으로도 더 위험하게 생각되고, 이로 인해 생긴 휴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곧 잘 봅니다.
그리고, 이런 준비 덜 된 몸으로 감량할때는 보통 어떤 과정이 이어질까요? 이제부터는 재미 없는 이야기 (지금까지도 재미 없었다면... ㅠㅠ) 이어 집니다.


(추가 수정 설명)
인체내에서 탄수화물, 지방 등의 저장연료가 분해되며 얻어지는 에너지는 생리적 일에 직접 이용되지는 않고, ATP 라는 고에너지 분자를 합성하는데 이용됩니다. 즉, 인체 세포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ATP(adenosine triphosphate)인데, 이를 합성하는 과정에는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크레이탄인산(PCr) 을 이용하는 인원질 과정(ATP-PCr) 입니다. 단시간에 최대강도의 운동 수행시 이 과정을 겪는데, 100m 달리기를 할경우 약 10초만에 PCr 고갈로 ATP 합성이 즉각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체는 두번째로 무산소성 해당과정(젖산시스템) 으로 에너지를 만듭니다. 이는 글루코스가 젖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입니다. 글루코스 분자가 혈액으로부터 근육세포막을 통해 세포내로 유입되거나, 근육세포내에 저장되있는 글리코겐으로부터 당원분해과정에 의해 유리됩니다.이 무산소성 해당과정에 의해 단시간에 다량의 ATP를 생성함으로써 심한 고강도운동에 필요한 APT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강도 운동시에는 근육내에 한정된 인원질이 고갈되고 피로물질인 젖산이 축척되기에 장시간 운동을 지속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운동이 약 40초~60초 이상 지속될 때에는 세번째로 유산소 과정을 통해 혈액으로부터 활동근육으로 공급되는 산소를 이용하여 ATP를 합성합니다.

그런데, 다이어트 하려는 운동 초보자는 결과적으로 운동 초반 시기에 단백질로 이루어진 근육이 주로 소모되어, 근육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운동 시작후 30분~1시간 후에 본격적으로 지방을 함께 사용해 에너지로 만들기에, 이 지방 소모량을 위해 운동 지속 기간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다이어트 목적의 운동 초보자들은 보통 적게 먹고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글리코겐을 제대로 채우지 않고, 좋지 않은 탄수화물 종류 섭취 및 섭취 후 운동시간 미숙지 등으로 글리코겐을 금방 소진시키며 운동을 합니다. 이 글리코겐이 떨어지면, 인체는 글리코겐 대신에 근육내 단백질을 이용하기에 근육이 빠져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무리한 운동후에는 단백질을 보충해서 써버리거나 손상된 근육을 다시 살려 주어야 하는데, 다이어트 하려는 초보자의 운동 초기 단계는 일반적인 운동으로도 근육의 무리를 가져오는데 반해, 운동 후 식이도 억제하는데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소모된 근육을 보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운동중에 글리코겐이든, 근육내 단백질이든 무엇을 이용해서라도 지방대사를 촉진시키려면 1시간~2시간 정도는 제대로 운동해야 하는데, 사실 처음 운동 시작 단계에서는 그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도 못하고, 중간중간 쉬기 바쁘기에 운동 중 본격적인 지방대사가 잘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특히 어머님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것 보면,  살빼려고 굶거나 조금 먹고 왔다면서, 운동시작하면 금방 지쳐서 쉬엄 쉬엄 운동하고, 이야기만 많이 나누면서 시간만 채우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운동 끝나고 집에 가서도 안먹으려고 애쓰기만 하거나, 살이 덜 찐다는 생각에 과일 등의 탄수화물 섭취만 할뿐, 소모된 근육 보충을 위한 단백질 섭취 생각은 못합니다.

이런 경우 등으로, 발목, 무릎, 허리 등의 근육이 주로 빠지면 뼈를 지탱하기 힘들어지고, 오래 지속되면 관절이 심각한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킬로수는 줄어들지만, 그 줄어들은 킬로수도 거의 수분입니다. 참고로 체급운동선수들 계체 이틀전부터 물을 거의 안먹고, 계체 전날은 사우나에서 인위적으로 수분을 빼기도 합니다. 그렇게 안전한(?) 수준인 체중 4%정도를 수분으로 손실시키면 60kg 기준 2.4kg 전후 빠집니다.
그런데 강제적인 수분조절대신 정상적인 운동을 통해서도 보통 점차적으로1~2%는 빠져나갑니다. 체내수분이 빠졌다 들어왔다가 계속 반복되면, 그 속성에 적응해서 체내수분이 조금 적어도 몸이 무리 없이 행동합니다. 즉 운동 초기에 빠진 체중은 대부분 몸이 느끼지 못하는 수분 손실이라, 2~3일 물 잘먹고 땀 안흘리면 도로 돌아옵니다. 체중을 뺄때 근육이나 수분이 아닌 체지방을 빼야 올바른 이치인데, 운동 초보자들은 근육과 수분만 빠지고, 지방은 맨 나중에 빠지기에 초창기 심한 운동과 과한 식단조절은 오히려 신체 균형을 악화시킵니다.
그렇다고 수시간 동안의 운동을 위한 근육내 글리코겐을 채우려고 무턱대고 탄수화물을 많이만 먹을 경우, 연소되지 않은 남은 것이 체내에 지방으로 축척되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초보자들은 더욱 어려워합니다.

결국 제 지도 경험상 무턱대고 다이어트 한다고 운동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 
글리코겐을 근육내에 잘 채워놓지 못하거나 금방 소진되는 식품 섭취 , 그리고 식사 후 운동 시작 시간 미숙지로 글리코겐 소진도 빨리 되게 하며, 본격적인 지방대사 시간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기에 운동을 멈추는 경우가 잦고, 빠진 근육 보충을 위한 단백질 섭취도 안하는 것 등 으로. .... 초기단계에서는 주로 근육만 빠진다고 적은 것입니다. (이런 자세한 과정 및 이유를 생략하고 쉽게 표현만 하려다 보니, 미숙한 정보가 되었었네요.)
(수정 부연 설명 끝)


그런데 이제 해결책도 말씀 드려야 하는데..... 글 쓰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났네요.
사실 어제 전국체전에 킥복싱 서울대표로 출전하는 제자들과 함께 강원도 시합에 갔다와서 과로가 심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일단 핵심만 먼저 말씀드리면, 체급운동선수들도 단기간에 살을 빼는 원리는 똑같습니다. 왕도는 없고 먹은것보다 더 운동하는 것입니다, 단, 평소에 근육(특히, 하체 근육)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해도 몸의 밸런스(균형)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감량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신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인데, 운동 초기에 밸런스가 맞지 않다면, 그것부터 만들어 놓고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해야 하는 것 입니다. 운동 초기부터의 구체적인 운동 방법은 신체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다 달라야 하며, 그 구체적인 방법들도 선수마다의 노하우가 있고, 저 역시도 나름 특출나다고 우기는(?) 방법들이 있습니다만...(제 키에 비해 근육 손상없이 체중 많이 뺍니다요 ㅋ. 그리고 저 폭식도 사랑해서 종종 이용해요 ㅋ.)  신체 상태 및 심리 상태에 따라서도 방향과 방법의 수가 다르기에 글로 적기에 너무 길고 재미도 더 없을듯 하네요. ㅠㅠ

(추가 부연 설명)
그래도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방안  더 적어 보겠습니다.
일단, 운동전 탄수화물을 섭취하되, 2시간 이전에 끝내야 합니다. 운동 1시간 전의 탄수화물 섭취는 혈중인슐린 상승으로 지방조직에서 지질의 분해와 동원을 억제하고 탄수화물 이용을 촉진함으로써 근육내 글리코겐을 더 빨리 고갈시킵니다.
두번째로 체내에서 오랫동안 글리코겐을 지속 시켜줄 탄수화물의 섭취입니다. 단순당이 들어있는  밀가루 빵,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의 단당류 식품은 혈중 인슐린 상승으로 단시간에 힘을 내게 만들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지방을 태우는데는 도움이 부족합니다. 즉, 통밀빵, 잡곡밥, 고구마, 콩, 과일 등의 복합탄수화물 등의 섭취가 좋습니다. 보통 음식을 먹을때 칼로리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GI지수 (Glycemic index)가 더 중요합니다. 혈액속에서 혈당이 상승하는 지수로, 이 지수가 낮은 음식은 천천히 혈당을 올리기 때문에 체내 흡수가 오래가고 포만감을 지속시켜주며 오랫동안 에너지 공급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칼로리와 혈당지수를 함께 표기한 표를 추가해 놓겠습니다. 보통 55지수 아래 음식으로 드시길 보통 권합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20지수 정도~ 60지수 정도까지의 음식을 골고루 드시길 추천하며, 칼로리 적고 혈당지수 적은것 중에서 개인의 기호에 따라 맛있게(!) 드시라고 권합니다.
세번째로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정기간까지는, 운동후에 단백질 섭취를 통해 소모된 근육을 보충 시켜 주는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과일만 섭취하기보다 닭가슴살이나 달걀흰자 등을 통해 적정량의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는것이 칼로리가 높아도, 영양성분상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됩니다.


또한, 위의 상식까지는 많은 트레이너 분들도 알고 있으나, 전 개인적으로 체질측정을 해주고, 더 맞는 음식을 권하기도 합니다. 몸에 맞는 음식은 체내에 잘 흡수되서 연소에 도움이 되나, 맞지 않는 음식은 늦게 연소되거나 쌓여서 지방화 될 수 있습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의 체질별로 맞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이 있기에, 식단을 짜달라고 하면 먼저 체질 측정을 해주게 됩니다. 전문가가 되려니, 한의학까지 연구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운동중 부상 당하면 직접 부황을 떠줘서 놀란 근육의 피를 뽑아내기 위해, 체육관에 부황기 등도 갖추어 놓습니다.
(추가 부연 설명 끝)


글을 갑자기 쓰다보니, 두서 없이 부족한 글이 되었기에 다음번에는 시간을 두고 잘 정리해서 올려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에 특정 종목이 최선일 수는 없습니다. 즉, 킥복싱이 다이어트를 위한 최선의 종목이라기 보다, 킥복싱이란 운동을 배우고 즐기길 원하는 수련생들이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할때에 비로소, 다른 종목에 비해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운동을 하려는 수련생이 수동적인 배움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으로  운동 생리학까지 함께 살피며 나아가는 것도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어떤 운동을 배우던지 간에, 대회 출전 등에 욕심을 가지고 선수처럼 제대로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이 무엇이든, 더 열심히 배우길 원하면서, 진정 자신이 즐길 수 있는 ... 즐거운(!) 다이어트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15: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