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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익명
2019-04-09 17:51:12
약간 이공계랑 non-이공계 차이 보는 것 같은데... (저도 이공곕니다).
사실에 기반한 말하기를 해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해서 사회적 말하기를 못함. 사실 여부가 올바르게 전달되는지, 이 대화가 얼마나 사실에 기반해 있는지에 너무 집착해서 대화의 맥락과 컨텍스트를 이해 못 할 때가 많음.
또 그놈의 '자명함'에 집착하다 보니까 내용 뿐 아니라 어투조차도 선언적이고 단언적이 돼서 별 뜻 없이 가볍게 이루어지는 대화에서도 이공계들은 '아니, 그건 이렇게 보는 게 맞아.' 하고 대사를 침.
위의 특징들 때문에 공대 남자친구 답답해요라던가 공대 남자 화법이라던가 하는 일종의 밈이 지배적이 되는 것 같은데, 비단 사회적 상황 뿐만 아니라 이걸 일할 때도 느낍니다.
설계쪽 아저씨들 끼고 회의하면 진짜 암걸릴 때가 많아요. 고객이 그런 어태치먼트를 필요로 하는지 아닌지, 그런 배후 수요가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모르는데 자기들끼리 0.03이냐 0.04이냐 가지고 두 달 째 싸움 ㅎㅎ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구현해 낸다는 생각에 혼자 도취돼서 큰 맥락인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가능한 한 낮은 제조원가에 구현하는 것'임을 늘 잊어버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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