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설렘 가득한 4월.. 커플들은 신나서 꽃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그때의 나는 한참 외로웠을 때였다. 외로움따위 술로 풀면 그만이라며 벚꽃 대신 춘자에서 너와의 이야기 꽃을 한창 피운 그날. 참살이 길에 가득 핀 벚꽃 냄새에 취한건지 맑은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 그날따라 몹시 밝았던 탓인지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인지 그날의 너는 다르게 보였다. 새내기 시절 방황하던 나를 술이라는 핑계로 학교로 나오게 해주던 너가, 남자 끼리도 하는 얘기를 거리낌 없이 나누던 철없던 너가 그날따라 왜이리 어른스러워 보였는지 그 땐 몰랐다. 그냥 그렇게 하룻밤 술취한 느낌으로 지나갈 줄 알았던 설렘은 벚꽃이 모두 져버린 다음에도 계속 되었다. ‘그냥 너무 외로웠나, 내가..’ 스스로 피식 웃음지을 정도로 어이없던 그 마음은 점점 커져 더 이상 너에게 기대어 술에 취할 수 없었고, 다른 여자아이의 얘기를 예전처럼 진심으로 들어줄 수 없게 되었던 나. 넌 그 마음을 알고 있었을까.

갑작스럽게 휴학을 하게 된 나에게 걱정담긴 카톡을 하던 너가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그에 대한 내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널 속이는 것이 더 미안해져서, 너를 피하려고만 했다. 아르바이트에 치어서 바쁘다고, 공부해야한다고 평소 내 모습이면 너가 당연히 믿지 않을 말들만 늘어놓던 나. 넌 그런 나를 눈치 챘던 것일까 더 이상 무슨 일이냐고 묻지도 않게 되었다. 난 그대로 지나가면 된다고, 한 학기 휴학하면서 안보면, 조금이라도 너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어서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도 생각했다. 단지 널 너무 자주 보다보니 너에 대한 생각으로 다른 일에 집중이 안 되는 거라고...

그렇게 너에 대한 생각이 예전처럼은 들지 않게 되어서 안심한 나는 9월 개강을 앞두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널 만났다. 당연하다는 듯이 너의 옆에는 내가 앉게 된 그때. ‘하... 오지 말 걸...’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 그 짧은 몇 개월 동안 어째서 넌 더 어른스러워 진건지. 취업, 교환학생, 여타 자격증 얘기와 더불어 새로운 봉사 동아리에 들고 싶다는 평범한 얘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그날 밤하늘에 흐드러진 벚꽃, 밝은 보름달이 내 머릿속을 스쳤고 내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갔다. 그때 난 느꼈다. 이 마음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오래됐고 깊다는 것을... 속상한 마음에 소주잔을 연거푸 들이마시던 나에게 넌 어울리지도 않게 천천히 마시라며 물 한잔을 건넨다. 하... 눈치도 없는 자식.

괜히 못들은 척 하고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 녀석은 초코우유를 사왔다. 예전엔 가위바위보를 해서도 절대로 안사주려 하던 녀석이 대체 왜... 그때 초코우유를 딴 친구에게 줘버리고는 더 이상 기억이 없었다. 너무 마셨나... 이상한 말을 한건 아니겠지... 그때 녀석한테 카톡이 왔다. ‘너 진짜 나랑 그 동아리 들어가는거다?!’ 이건 또 무슨 말인지... 다른 친구에게 들어보니 계속 술만 마시던 내가 갑자기 그 동아리 같이 하자고 했단다. 무슨 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다는 이상한 말을 늘어놓으며... 아 미친 속마음... 술이 이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녀석은 고파스 링크를 보내며 동아리를 소개한 내용을 보여주었다. 이 녀석에게 어울리지 않는 정상적이고 괜찮은 봉사동아리라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눔 기획단, 자진근로반 동아리 신입 부원을 모집합니다 *****

● 나눔 기획단 자진근로반 특색

1. 50년 전통의 봉사동아리
1960년대부터 50년이 넘는 명맥을 이어오며 끈끈한 선후배의 정을 맺고 있는 역사가 깊고, 그만큼 정도 깊은 동아리입니다.

2. 어린 학생 대상의 봉사 특색이 뚜렷한 동아리
장애우 목욕봉사, 장애우 멘토봉사, 저소득층 교육봉사를 중심으로 하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봉사를 중점으로 특색있고 다양한 봉사를 하는 동아리입니다.


● 주간봉사 (택일)

1. 라파엘 (월 7~9시)
경복궁역 라파엘의 집을 방문하여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씻겨주고 집안 청소를 해주는 봉사입니다.

2. 동문 (화 6~8시)
휘경동 동문 장애인 복지관을 방문하여 지체장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의사소통과 놀이를 통한 수준별 멘토링을 하는 봉사입니다.

3. 하늘씨앗 (수 7~9시)
미아역 하늘씨앗교회를 방문하여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도 및 진로상담을 해주는 봉사입니다.


● 주간 회의 (목요일 저녁 7시)

봉사 활동 점검 및 봉사 활동을 계획하는 시간이며 동아리 구성원들간의 친목도모를 위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모든 동아리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며 간단한 뒤풀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 월간봉사 및 방학봉사

1. 월간봉사: 서울 노인 복지 센터 (셋째 주 토요일)
안국역 근처 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점심 급식을 배식하거나 주방 보조 등을 선배님들과 함께 봉사하며, 봉사활동 이후에는 선배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는 자리입니다.

2. 방학봉사 1: 동두천 학습 멘토링
동두천 로타리 클럽과 연계하여 4박 5일 간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이 이루어집니다. 오전에는 수업과 오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저희가 직접 짜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3. 방학봉사 2: 동해 학습 멘토링
동해 꽃망울 지역 아동센터와 연계하여 4박 5일 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다양한 봉사활동과 다양한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봉사활동과 더불어 친목도모를 원하는 분! 친목은 더 이상 필요없고 봉사활동만 하고 싶은 분! 사회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선배님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분! 술도 좋은 사람! 술은 별로지만 안주가 좋은 사람! 나눔기획단 자진근로반에서 즐거운 활동을 함께 이어나갈 다양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컴온! 학년 불문, 학과 불문 컴온! 지원해주세요!

*** 지원 방법 및 일정 ***

서류마감: 9월 13일 일요일 밤

제출서류: 지원동기 및 자기소개서 (연락처 및 면접 희망일 기입 필수, 양식 및 분량 자유)

원서제출: E-mail 제출 필수, pijoh3@naver.com

면접 일정: 1차- 9월 7, 8일
           2차- 9월 14, 15일

회장 박병진 010 2944 6675
부회장 류서영 010 5061 0637
       유은민 010 9879 3776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7 14:4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