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단톡방 언어성폭력 사건에 대해 총학생회와 학교본부가 후속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48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는 두 차례의 중앙운영위원회(의장=박세훈, 중운위)를 통해 제명 처분에 수반되는 가해자 신상공개 수준과 방식을 결정했다. 학교본부의 특별대책팀은 9월 중순 종합대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신상정보만 온라인에서
총학생회에서 제명된 가해 학생들의 신상공개 수준과 방식이 확정됐다. 가해자의 학번은 입학년도와 단과대학 고유번호까지, 이름은 성만 공개된다. 공개된 정보는 본교 안암총학생회원만 확인하도록 안암총학 홈페이지에만 공고한다. 단, 안암총학,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동아리연합회, 애기능동아리연합회 회장단은 업무 특성상 해당 징계대상자의 신상 정보를 전부 파악한다. 오프라인에서는 7월 17일에 개최된 2016년 하반기 고려대학교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임시회의(의장=박세훈) 징계 내용(제명처분)만 게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고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다. 가해 학생 신상 정보는 가해자들이 졸업할 때까지 게시될 예정이다.

안암총학은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와는 별도로 해당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학생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건에 빠르게 대응하고 예방하기 위해 ‘인권침해 사건 대응세칙’ 제정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존재하는 성차별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캠페인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주변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문제에 민감하고 주체적으로 반응하겠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 신상, 전면공개 대 부분공개
중운위원들은 신상공개 수준과 방식을 결정하기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가해학생 신상 전면공개와 부분공개를 논의하면서 실효성과 공익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제27차, 28차 중운위에서 중운위원들은 가해 학생들의 신상 공개를 바탕으로 한 제명 징계 목적이 △학교 생활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분리 △가해 학생의 학내 활동 제한임을 합의했다.

일부 중운위원은 가해 학생의 학번과 이름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사회 일부 대표자들만 전체 신상 정보를 알게 되면 징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학내에 수많은 단체가 존재하고 단체장도 자주 바뀌는데 징계 대상자들의 신상 정보를 일일이 인수인계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란 주장도 있었다. 박민정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은 “명확하게 징계 대상자의 신상을 표기하지 않으면 일반 학생들이 서로 의심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대의원은 징계 대상자의 신상을 전부 공개하는 방식이 공익적 목적을 크게 달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본교생이 가해자 신상 전부를 파악한다고 해서, 가해 학생이 학생사회에서 분리되는 공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해자 신상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최소한의 관리자만 신상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금태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은 “학생 대표자로서 부분적 신상공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사전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대책팀’
고대생 단톡방 언어성폭력 사건 공론화 이후, 6월 15일 염재호 총장이 교내 메일을 통해 제시했던 ‘특별대책팀’은 9월 중순에 종합대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특별대책팀이 현재까지 6차례 걸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특별대책팀은 회의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 파악과 관리 △새로운 사건(문과대 사회학과 ‘고추밭’ 사건)에 대한 보고와 논의 △종합적 예방대책논의를 진행했다. 특별대책팀은 이남호 교육부총장의 주재로 인권센터, 양성평등센터, 학생처, 교무처, 학교 법률팀의 대표들로 구성됐다.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특별대책팀이 마련한 종합대책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인권 및 성 평등 교육에 내실을 기하면서 확대하는 방향이 그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본부 차원의 징계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학교 본부에서 학생상벌위원회를 두 차례 소집했다고 밝혔다. 학생상벌위원회에서 이번 사건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수 대 다수인 특수한 상황, 일부 가해자의 휴학 등 민감한 상황을 심도 있게 논의해왔다.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당장 사건 가해자에 대한 단죄보다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자기반성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학교본부의 종합대책안이 단순 위기돌파용이 아니라 교육적이면서도 대학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말했다.

글 | 김태우 기자  god@kunews.ac.kr
이미지출처 | 고려대 안암총학생회 홈페이지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9 15:2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