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남았네요, 저는(웃음).” 2015년을 이끌었던 안암캠 단과대 학생회장 대부분이 지역선거관리위원장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들은 단과대 학생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는 단과대 학생회의 현재 위치와 향후 나아갈 길을 찾는 좌담회를 가졌다. 13일 진행된 좌담회엔 박래현 전 사범대 학생회장, 설동연 전 정경대 학생회장, 송우근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 김병기 전 보과대 학생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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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현제 기자 aleph@
- 단과대 학생회 활동에 대한 일반 학생의 참여는 어떠했나

김병기∣“좋았다. 보과대는 올해 정릉캠에서 안암으로 이전해 눈에 띄게 행사 참여도가 높아졌고, 피드백도 많아졌다.”

설동연∣“평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회가 일반 학우들에게 학생회의 필요성과 신뢰를 주는 게 선행돼야한다고 본다. 학생회가 어떤 역할, 어떤 기조 아래에서 활동했는지가 중요하다.”



- 여전히 단과대 학생회가 ‘위기’라고 한다

송우근∣“단과대 학생회뿐만 아니라 학생 자치의 위기라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심화됐고, 학생회 사업 외의 할 일과 다른 재미있는 활동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학생사회에 관심이 없어진 것이다. 학생회에 임하는 집행부의 자세 또한 변했다. 예전에는 학생회 조직 자체가 독재정권에 맞서는 정치적 결사체였으나, 87년 민주화 이후엔 그 의미가 퇴색했다. 현재 학생회는 과거 안암총학생회 ‘고대공감대’가 표방했듯, 복지를 위한 사업을 할뿐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많이 줄었다. 집행부도 봉사 느낌이 강해졌다.”



- 그럼에도 단과대 학생회가 필요한 이유는

박래현∣“학생회는 학생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낼 구심점이라 생각한다. 단과대 학생회가 굳이 필요한 이유는 단과대 차원에서 침해되는 학생의 권리를 지키는 구심점을 이루기 위해서다. 다만 투표율이 낮아도 조직을 꾸릴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얻지 못한 조직이 얼마나 구심적 역할을 할까 의문은 든다.”

송우근∣“문과대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여서 사물함 사업과 같은 기본적인 업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단과대별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단과대 학생회다. 학우들과 접점이 큰 만큼, 목소리를 내거나 대변할 때 단과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와 과·반 학생회를 아우를 수 있는 중간자적 존재라고 생각한다.”



- 단과대 학생회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송우근∣“일반 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않더라도, △교육권 요구 △연대 △민주적 절차 기록물 작성은 반드시 해야 한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학생들은 ‘신청할 수 있는 과목이 많이 안 열리네? 어쩔 수 없지.’ 식으로 생각하는 등 가장 기본적 권리인 교육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그걸 권리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는 게 학생회의 역할이다. 또한 학생회는 미화노동자, 외국인, 저소득층 학생 등 소외된 이들과 연대해야한다. 마지막으론 학생회 조직이 거치는 민주적인 절차를 기록해 공개‧보관해야 한다.”

김병기∣“단과대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학생회에서 먼저 나서서 해야 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

박래현∣“덧붙여, 자치가 위기에 처한 시기인 만큼 ‘학생회는 어떤 모델이어야 하는가’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고민과 담론은 직접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이끌어내는 것이다.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은 결국 학생회를 직접 하면서 찾아내야 한다.”



김진철 기자  steel@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4 16: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