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명현(본교 철학과) 명예교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와 그의 학문 세계에 대해 토론하는 학술대회가 본교 철학연구소(소장=이승환 교수)의 주최로 30일 인촌기념관에서 열렸다. 성창원(문과대 철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백승균(계명대 철학과) 명예교수, 김성진(한림대 철학과) 명예교수, 정대현(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발표자로 나섰으며, 윤사순(본교 철학과) 명예교수를 비롯해 40여 명의 본교 철학과 교우가 참석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백승균 교수는 ‘나와 손명현 교수, 그리고 그의 ’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백 교수는 “손명현 교수는 을 통해 그리스 철학에 대해 각성하고 서양철학의 근원성을 사유하는 ‘철학의 에로스적 환기’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철학의 에로스적 환기란, 철학을 기존의 학설이나 지식으로 습득하기보다는 스스로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있는지 자각해 철학적 정신을 각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백 교수는 “손명현 교수의 은 기존의 철학개론 서적들과 달리 초학자들에게 스스로 철학할 수 있는 철학적 사고과정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성진 교수는 ‘손명현 철학하기의 정체성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손명현 교수는 철학을 허구적 신화를 다루는 ‘미토스(mythos)’로서의 철학과 이성에 근거하는 ‘로고스(logos)’로서의 철학으로 구별하면서도 이 두 영역의 상호보완성을 역설했다”며 “손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인격 연구에서 로고스와 미토스는 종합적으로 이해돼야 문제 상황에서 철학적으로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손명현 교수가 ‘인격적 종합’의 표적으로 삼았던 소크라테스를 언급하며 “로고스에 편중해 미토스를 도외시함은 옳지 못하며 이 둘의 올바른 종합을 가장 모범적으로 구현한 학자가 소크라테스”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윤사순(본교 철학과) 명예교수는 “이 자리가 옛 스승에 대한 은혜를 갚고 철학과의 스승과 제자가 한데 모여 학통을 이어가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예원 기자april@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13: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