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유진룡, 문광부)가 ‘수업목적 저작물 이용 보상금 기준’을 개정·고시하면서 2014년도부터 대학에서 수업 자료로 사용하는 논문, 영상, 음악 등의 모든 저작물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다. 이번 고시의 적용 기간이 2013년 1월 1일부터 차기 개정일 까지이므로 2013년도 분에 대한 보상금 지급도 진행된다. 본교도 보상금 수령단체인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의회(복전협)와의 보상금 지급 약정 계약을 3월에 체결했으며, 2013년도 분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모두 완료했다. 보상금은 포괄방식을 선택해 2013년도 재학생 수에 1인당 기준 금액을 곱한 약 2500만 원이다.

두 가지 보상금 지급 방식
문광부는 2007년 저작권법 개정과 2011년 보상금 기준 고시로 보상금제도의 도입을 추진했으나 보상금액을 두고 대학과의 갈등이 지속돼 그간 진전이 없었다. 2011년 고시 당시 보상금 금액은 4190원이었으며 올해 2월에 그보다 약 2900원 인하된 1300원으로 합의를 봤다.  
                
보상금 1300원은 포괄방식 기준으로 4년제 일반대 재학생 1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본교에서 보상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학적수업지원팀 측은 “보상금제도 시행을 두고 본교도 2009년부터 방어를 해왔지만 현재 개정된 고시에서 금액을 기존 4190원에서 1300원으로 낮췄기에 협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보상금 제도는 복전협이 대학에게 종량방식과 포괄방식 중 선택해 지급하도록 한다. 포괄방식은 학생 1인당 기준 금액이 정해져있어 대학이 재학생 수에 맞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종량방식은 수업에 사용되는 저작물 각각에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A4용지 저작물의 경우 1장 당 7.7원을 지불해야한다. 복전협은 올해 1월에 모든 대학에 공문을 보내 보상금 지급을 위한 약정계약을 복전협과 3월 중 체결하고 4월 말까지 2013년도분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  

본교는 2013년분의 보상금을 포괄방식으로 지불한 반면, 2014년도 보상금은 종량방식과 포괄방식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김귀숙 학적수업지원팀 과장은 “2013년도분에 대해선 편의 상 포괄방식을 택했지만 교수들이 대부분 본인의 자료를 사용하기에 오히려 종량방식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며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종량방식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본교의 반응은
앞으로 대학은 매년 예산안을 책정할 때 수업목적 보상금을 반영해야 한다. 본교는 2013년도분의 보상금 지급을 등록금에서 충당했으나 보상금이 학교 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예산팀의 한 관계자는 “보상금이 등록금에서 나가지만 큰 금액이 아니기에 등록금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이 제도가 합리적이라는 반응이다. 김동우(공과대 산업경영10) 씨는 “수업에서 쓰이는 자료가 많은데 학생 1인당 연간 1300원씩만 내면 저작권에서 자유로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윤정(문과대 영문12) 씨는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보호받으니 더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교수들은 대체적으로 보상금 제도가 생소하다는 입장이다. 신지영(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평소 수업시간에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지만 보상금제도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회학과의 한 교수 또한 “수업에서 국내외 다양한 저자의 논문을 활용하지만 보상금제도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보상금 제도의 본격적 실시는 이번이 첫 해이고, 교수들을 상대로 하는 저작물 사용 실태조사도 아직 이뤄지기 전이다. 김준희 복전협 보상금사업팀장은 “아직은 각 대학으로부터 개설과목에 대한 정보를 수합하는 기초조사 단계”라고 말했다.

제도 효율성 지켜봐야
저작물 보상금이 저작권자에게 돌아가게 하기위해 복전협은 대학과 저작권자에게 실태조사를 진행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분배 보상금이 발생한다. 미분배 보상금은 저작권자가 청구권을 포기하거나 저작권자를 찾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데, 보상금 미 분배가 3년이 경과할 시 저작권법 제 25조에 따라 문광부가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대학이 지급한 보상금의 상당수가 문광부의 운영 자금으로 귀속되지 않으려면 제대로 분배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복전협은 세부적인 조사를 통해 보상금이 저작권자에게 제대로 분배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전협은 대학에게는 저작물 사용 현황을, 저작권자에게는 보상금분배신청서와 저작물 사본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준희 팀장은 “6월부터 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해 수업에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본교는 실태조사의 기반이 되는 2014년도 개설 과목과 교수 명단을 복전협 측에 보낸 상태다.

이예원 기자april@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11:4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