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찬 한겨레신문 기자의 ‘언론인과 글쓰기’에 관한 강연이 9일 본교 세종캠퍼스 농심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강연에는 약 3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안 기자는 “기자를 단순히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기자는 그리 녹록치 않다”고 말하며 강연의 운을 뗐다. 그는 일간지 기자의 하루 일정을 소개하며 ‘근성’이 기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성격임을 강조했다. 모든 기자는 아침 9시까지 내일 자 신문에 실릴 사건사고를 보고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친 편집회의를 통해 부장급 이상의 사람들이 편집회의를 거쳐 기사거리를 수합하고 기자들에게 배분한다. 모든 회의가 끝난 오후 2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기자들은 초벌 및 추가취재를 통해 기사 초고를 제출한다. 이후 팀장이 기사 내용의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오후 6시 30분에는 내일 자 신문이 처음 조판된다. 안 기자는 “첫 조판 이후에도 두세 번 수정판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자들은 늦으면 다음날 오전 12시까지도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며 “누구도 출퇴근 시간을 정해두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이 하루 12시간 이상을 기사작성에 할애하기 때문에 근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기자는 이어 “기자에게 감성이란 감수성이 아닌 직관”이라 말했다. 기자는 늘 시간이 부족해 예민하고 직관적이어야 어떤 사건이 주어져도 빨리 핵심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가지고 있는 지식이 많아도 표현을 할 수 없다면 소용없다”며 학생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론사 입사 시 글쓰기가 서류를 뒤집을 수 있는 요소”라며 “언론사 입사 시 논술, 작문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글을 쓸 때는 내가 학생이 아니라 해당 주제의 당사자나 최고 권위자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입장에 서서 주제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최근 언론의 신뢰도가 떨어져 기자라는 꿈을 가지는 것이 망설여진다”는 강수환(공공행정12)씨의 발언에 안 기자는 “현 구조를 증오, 불신하되 동시에 혁신을 이룰 생각을 해야 한다”며 “새 시대의 운이 나에게 왔다고 생각하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글·사진│이길용 기자 lumos@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4 00:3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