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캠퍼스의 불완전한 교통체계로 인해 학생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고, 차량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보도블록이 파손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본교 인문사회계캠퍼스는 2011년 11월 법대 셔틀버스 사고 이후 차량 진입이 불가하지만, 자연계캠퍼스에는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자연계캠퍼스 차량 진입에 대해 석정호 C&S 교통관리 담당 주임은 “자연계의 특성상 실험 도구, 가스, 장비 등을 실은 차량만도 하루에 100대 이상 들어와 캠퍼스 내 차량 진입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차도·보도, 혼용되는 도로
자연계캠퍼스 도로 중에서도 △공학관 앞 광장 △노벨광장 △100주년 기념 가로수길은 차도와 인도의 뚜렷한 구분 없이 혼용되고 있어 학생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 특히 자연계캠퍼스 입구에서 제 2공학관 지상주차장으로 가는 차량은 ‘100주년 가로수길-노벨광장’을 주로 지나가지만 가로수길의 보도와 차도 구획이 명확하지 않아 학생 대부분이 가로수길 전체를 인도로 사용하고 있다. 신원식(정통대 컴퓨터통신11) 씨는 “여태껏 가로수길 일부가 차도인 줄 몰라 오히려 차가 지나갈 때마다 짜증 냈다”라며 “가로수길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만큼 색을 칠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해 인도, 차도구분을 명확히 해야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도가 아닌 곳을 지나는 차량 때문에 보도블록이 파손되는 경우도 많다. 100주년 가로수길의 인도 부분과 노벨광장의 보도블록은 작고 단단한 차도블록에 비해 면적이 넓고 얇아 지나가는 차량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파손된다. 이에 시설부는 보도블록을 상시 점검하고 매년 2~3번 깨진 보도블록을 수리하고 있다. 이정우 시설부 토목담당 과장은 “가로수길 인도 부분과 노벨광장의 파손된 보도블록 수리에만 매년 100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수용률 낮은 지하주차장  
대부분의 차량은 창의관과 제 2공학관 앞에 위치한 지상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광장과 가로수길을 지나간다. 공학관 자연계캠퍼스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이 하나스퀘어 지하주차장만을 이용하면 ‘생명대 서관-아산이학관-산학관-공학관-창의관-과학도서관’경로의 포장도로에만 차가 다니게 되지만 지하주차장이 수용할 수 있는 주차대수가 충분하지 않다. 이에 지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차량이 생겨, 차량이 광장과 가로수길을 지나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흥덕 시설부 과장은 “인문사회계캠퍼스 중앙광장 지하주차장은 현재 1000대 정도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하나스퀘어 지하주차장은 700대 정도 수용 가능한 상태”라며 “자연계에는 학과 특성상 실험 도구를 옮겨야 하고, 인문사회계와 달리 대중교통과의 접근성도 떨어져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에 비해 주차 면적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손동근 성북구청 건축과 주임에 따르면, 학교와 같은 교육연구시설은 건물 신축 시 연면적 200㎡당 1대를 기준으로 주차대수를 확보해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 김흥덕 과장은 “2011년 10월 완공된 로봇융합관을 포함해 현재 자연계캠퍼스에 신축되는 건물이 많아,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서 지상주차장을 확보해야 했다”고 말했다.

지상 불법 주정차도 빈번
지상주차장이 늘어남에 따라 교내 지상 도로와 노벨광장에 불법 주정차를 하는 차량도 증가했다. 현재 불법 주정차량에는 차 유리에 불법 주차 스티커가 붙으며, 스티커가 3회 누적으로 붙을 시 정기권이 박탈되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하지만 스티커는 경고조치일 뿐, 교내 불법 주정차량을 제재할 강력한 수단은 미비한 상태다. 석정호 C&S 교통관리 담당 주임은 “불법 주차 스티커는 경고의 의미로 붙이는 것일 뿐, 교내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기에 벌금을 청구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6시경 노벨광장에 불법주차를 한 본교 대학원생은 “노벨광장 쪽에 잠깐 볼일이 있었는데 지하주차장은 거리가 멀어 노벨광장에 차를 대게 됐다”며 “아무래도 경고 조치만 내려지다 보니 차를 잠깐 대는 경우엔 불법주차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내 실험 도구, 장비 수송차량과 대학원생 외에도 자연계캠퍼스 주변 복사 집 차량도 정기 주차권을 끊고 캠퍼스 내에 들어와 노벨광장에 차를 대곤 한다. 1년에 2번 정도 논문철 배송을 위해 노벨광장에 주정차하는 ‘ㄷ’ 복사 집은 “무거운 논문철을 실험실에 배송하기 위해 실험실과 가까운 노벨광장에 주차했었다”며 “당시 정기권을 끊고 들어와 노벨광장에 주차했던 것이 불법인지도 몰랐고, 학교에서도 딱히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교통체계 개편은 시기상조
본교 시설부에서는 자연계캠퍼스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차량 동선을 개편하는 방안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흥덕 시설부 과장은 “현재 신축 공사 중인 미래공학관이 완공되면, 제 2공학관 자리에 지상주차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일방통행 등으로 차량 동선을 통제하는 방안은 건물과 지상주차장이 완공된 뒤에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설부는 교통체계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으로 보도와 차도 구획을 명확하게 할 계획이다. 시설부는 현재 가장 구획이 모호한 100주년 가로수길과 노벨광장에 보도를 따라 조경 플랜트 박스를 설치해 차가 보도로 진입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덕 시설부 과장은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학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차도와 보도 구획을 확실히 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송민지 기자 alsel@kukey.com
사진│차정규 수습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3 23:4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