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지부장=구권서) 소속 본교 경비·미화 노동자의 파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2월 5일 단체교섭이 결렬되고 6일 열린 C&S자산관리와 본교를 포함한 5개 사업장 간 임금 교섭에서 노조와 회사 양측은 노조 측 제안 시급 6340원과 회사 측 제안 시급 6100원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서경지부는 임금단체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각 사업장별로 전체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 기간 동안 본교 조합원들은 본관에 30여 명이 모여 밤샘농성을 벌인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된 것은 원청인 학교가 임금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명순 민주노총 서경지부 부지부장은 “임금 교섭이 결렬되자 회사는 학교가 용역계약 비용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하고, 학교는 회사와 상의하라고 했다”며 “학교와 회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종 총무부 과장은 “임금교섭 부분은 용역회사와 노조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사안”이라며 “용역비용은 학교의 공적인 교비 예산의 지출로서 매년 대내외적인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된다”고 했다. 용역회사 측은 임금 교섭에서 학교와 계약 비용을 조정할 순 없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절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 임금 교섭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데에는 단체교섭방식이 기업별교섭에서 집단교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별 사업장과 담당 용역회사 간에 임금교섭을 따로 진행하는 기업별교섭방식과 달리 집단교섭방식은 14개 사업장 조합원 전체의 임금을 동일하게 적용해 21개 용역회사와 14개 사업장이 동일한 임금으로 합의를 봐야 교섭이 타결된다. 21개 용역회사 중 한 회사 관계자는 “올해엔 노조에 새로 가입한 대학이 3개 더 늘어 예년보다 임금을 통일시켜야 하는 대학이 많아 더더욱 집단교섭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윤수 민주노총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노동자분들의 업무 강도가 사업장마다 비슷한데도, 노조에 새로 가입한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임금이 낮은 상황”이라며 “이번 교섭에 참여한 21개 용역회사 대표 전원이 2월 5일 8차 교섭까지 전체 사업장에서 2013년 임금으로 동결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본교는 올해부터 미화원들의 토요업무가 폐지되면서 실질임금이 삭감돼 파업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본교 미화원 김연자(여·66) 씨는 “주 5일제 근무라 해도 토요일에 청소해야 할 양이 월요일에 그대로 남아있어 업무가 줄어든 게 아닌데 학교는 일방적으로 토요일 수당을 15만 원가량 삭감시켰다”며 “아침 5시부터 학교에 나와 오후 4시까지 근무를 해서 한 달간 버는 119만 원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4일 본관 농성에 동참한 강훈구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미화원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아니라 생업에 종사하는 중”이라며 “학교 측은 이에 대한 이해 없이 수치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종 총무부 과장은 “토요근무는 서울시내 모든 대학에서 시행하지 않고, 그동안 고려대에서만 특별하게 남아있던 업무다”라며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문제는 임금뿐만 아니라 국가 복지제도가 함께 관련된 부분이며 학교가 노동자들의 복지를 전적으로 책임지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일 본교에서 14개 사업장 서경지부 소속 전체 조합원 1600여 명이 집회를 가졌다. 이후 5일에는 경희대에서 전체 집회가 이뤄졌고 두 학교 조합원들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글│한재윤 기자 hjy@
사진│이수빈 기자 lion@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8 04:3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