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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디스토피아적 세계 The Downward Spiral]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의 발전을 하고 있다.
인간을 닮아 흡사할 정도의 로봇이 탄생했고, 인간의 성욕을 만족시켜 줄 대리자 역시 탄생했다.
이렇게 세상이 진보적으로 발전해 갈 때에 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들은 구시대 유물취급을 받으며 소외되고 멀어져간다.
"멋진 신세계"의 예언과 같이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향후 200년이란 미래에 투영시켰지만, 조금 더 빠른 시간안에 그 예언은
현실화 될 전망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이시대에 등장한 기계화된 보컬과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이펙트를
이용한 록 음악의 진보적인 형태 "인더스트리얼 록"의 등장은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 본연의 가치가 매몰되어 가고 인간을 대체할 인조인간 "안드로이드"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고, 우리가 꿈꾸고
추구해가는 "멋진 신세계"는 밝은 유토피아가 아닌, 암흑의 "디스토피아" 적 세계일지도 모른다.
nine inch nails의 통산 두번째 작품 the downward spiral 역시, 실로 이작품은 하나의 이야기로 짜여진 완벽에 가까운
컨셉트 앨범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보다, 가학적이고, 파괴적인 (올더스 헉슬리가 표현한 것보다) 어두운 미래의 디스토피아 적 세계를 무서울 정도로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 nine inch nails란 네임 자체가, 트렌트 레즈너란 천재 뮤지션의 개인 커리어에 불과하지만, 이 작품이 지니는
큰 의미는 기존 1집 pretty hate machine에서 보여줬던 팝적인 인더스트리얼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기 어려웠던 범위에서
70년대와 90년대를 아우르는 모든 록음악과, 고전적인 인더스트리얼 음악을 현대적이고,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비율로
재해석 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곡을 대중적으로 배합하여 록음악의 새로운 형태를 시도했으며, 이 시도는 그런지 록 이후의 이렇다할 대안이 없던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여 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인 "인더스트리얼 록"으로 발전시킨 대단히 그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첫번째 곡 mr.self destruct에서 보여주는 노이즈는 유난히, 커다란소음에 가까운 성향을 띄고 있는데, 제목 그대로
분열되는 자아에 대한 곡으로 중반부의 정적인 분위기에서 다시금 광란의 플로어를 선보이고 혼란스러운 기타리프로
마무리 되는 곡이다
이어지는 베이스 리프와 드럼 비트만으로 이끌어 가는 piggy 역시도 후반부에선 난잡한 다섯 대의 드럼으로 이루어진
연출이 눈여겨 볼만한 고요하지만, 이 곡 역시도 한없이 자아 분열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총 런닝 타임이 2분 남짓한 짤막한 곡이지만, march of the pigs는 70년대 하드록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다소, 이펙트 효과를 입힌 드럼 비트로 시작하여, 황홀한 노이즈가 한데 뒤섞이는 closer에선(closer to god이란 가사 에서 느껴지듯)
섹스의 쾌락이 신의 권능과 대등할 정도의 황홀감을 안겨준다는,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다.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runiner에서의 갑작스런 파열음을 지나 중반부의 하드록 성향의 기타연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완벽하게
곡과 융합되어 있는 다소 모순적(?)인 성향과 더불어, 이어지는 the becoming 에서 인간의 절규와 흡사한 음성을 배경으로, 어쿠스틱
한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터져 나오는 온갖 소음에 가까운 노이즈들을 완벽한 하나의 곡으로 해석시켰으며, 또 다시 어쿠스틱으로 마무리되며,
I do not want this 에선 불길한 피아노 곡조를 시작으로 일렉트로니카적인 시도가 돋보이며, closer와 마찬가지로 한 단계씩 점점
가열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사도 마조히즘 적인 성향을 담고 있는 난폭한 하드록 big man with a gun을 지나 몽환적인 성향의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A warm place와 이펙트 효과와 드럼 비트를 강조한 eraser를 지나고나면 이 디스토피아적 미래세계도 점차 종국을 향해간다.
기계에 의해 지배당하고 마는 인간을 상징하는 듯한 Reptile에선 트렌트 레즈너 특유의 가학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으며,
수록 곡 중에서 유난히 무거운 성향의 인더스트리얼 곡이다
동명 타이틀 곡 the downward spiral 에선 나지막한 속삭임과 이펙트 처리된 과격한 기타연주와 드럼 비트는 결국엔 파멸하고
마는 인간, 혹은 미래세계를 상징하는 듯하며, 보컬 톤은 노래라기 보단, 절규에 가까운 비명처럼 들린다.
짤막한 곡이지만 완벽한 수준의 편곡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가학적이고 파괴적인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마지막을 상징하듯,
노이즈 섞인 어쿠스틱 연주로 시작하여 따뜻한 분위기와 왠지모를 슬픔과 소외된 자의 고독함과 쓸쓿마이 느껴지는 hurt에서
(이는 Johnny Cash의 동명의곡의 리메이크버전이다) 트렌트 레즈너는 얘기한다
"오늘 나를 상처입혔다. 혹시나 아픔을 느낄수 있을까 싶어서"(아마도 약물을 지칭하는 듯한데, 이 작품 역시 약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알고있는 모든 사람들 종국에는 나의 밑으로 모두 사라져간다"에서 보여지듯
자신의 쓸쓸함과 괴로움 약물의 영향에서 오는 고통을 얘기하고 있으며, 갑작스런 기타 파열음으로 마무리 되면서, 왠지 모를 여운을
남기며 이 절망적이고, 자학적이며 파괴적인 세기말 디스토피아 적 악몽은 끝을 맺는다
고독하고 외롭게 잊혀져가는 하나의 인간이 소외되어 가고, 점점 더 빠르게 실현되어 가고 있는 우리가 꿈꾸고 있고,
우리들이 발전시키고, 진보시켜 나가고 있는 이세계, 이 모든 것이 실현되고 나면 과연 그세계는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낙원인 유토피아 적 세계일까?
아니면 반대로 절망과 고통으로 가득 찬 모습을 한 디스토피아 적 세계일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2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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