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나의 유령이 여러 상권에 떠돌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재건축의 공포’라는 유령입니다.

우리가 ‘가게’라고 부르는 많은 곳들은 법적으로 ‘상가’의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가건물의 임대인(건물주인)과 임차인(세입자) 간의 계약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이 바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입니다. 이 법의 목적은 ‘상가건물에서의 계약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어 국민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법의 목적에 알맞게 상가건물 임대차 계약은 특별한 보호를 받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5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법에 따라 보통 상가건물의 계약은 1년 단위의 계약이 몇 번 반복되어 최소 5년 동안의 영업을 보장받는 모습을 보입니다. 임차인들은 이 5년의 기간 동안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며 영업을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이 법에는 큰 맹점이 존재합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5년 간 영업을 할 수 있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기만 하면 계약을 하자마자 자신이 계약한 가게에서 쫓겨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그토록 ‘특별’한 사유일까요?

우선 임차인이 돈을 제 때 여러 번 내지 않은 경우가 ‘특별’합니다. 또한 임차인이 건물주를 속여 계약을 했거나, 건물주의 허락 없이 자신이 계약한 가게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또 빌려준다거나, 건물을 크게 파손한 경우가 ‘특별’합니다. 앞서 말한 모든 것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임차인’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입니다. 짐짓 합리적인 ‘특별함’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임차인은 5년의 계약기간을 생각하고 인테리어에도 투자를 하고, 앞서서 장사하던 사람에게 권리금도 드리며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건물주가 편지 한 통을 보내옵니다. “내가 이 건물을 재건축 할 터이니 너는 가게를 비워라.” 당황한 임차인은 항변합니다. “나는 이 가게에서 5년은 장사를 할 수 있어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써있단 말입니다.” 그러자 건물주는 말합니다. “그 법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봐라.”

찬찬히 법을 읽어보니 법이 말하는 ‘특별함’ 중에는 건물주가 재건축을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임차인은 자기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건물주가 재건축을 하겠다고 말하기만 하면 단 몇 개월만에라도 영업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닙니다. 많은 건물주들이 이 조항을 활용하여 임차인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소송을 제기합니다. ‘재건축의 공포’라는 유령은 이제 홍대, 가로수길, 강남을 거쳐 ‘안암’에서도 에도!!! 떠돌고 있습니다.

이것은 합법입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2만 고대 학우에게 묻습니다.

“과연 이것은 합당한가요?”

문의: 총학생회 정책국 권순민 010-5586-7789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7 00:4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