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 고려대학교 제47대 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약속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경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 선원 30명 등 총 476명이 탑승한 세월호가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슬픈 소식에 여러 가지 행사가 취소되고 분향소가 세워지는 등 전국민적인 애도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제47대 고려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경우 세월호 희생자 유족에게 위로가 되고자 구호 물품과 유가족 성금을 보내고 슬픔을 나누기 위하여 학내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중운위는 5월 26일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고려대학교 석탑 대동제의 정상 진행 여부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학교 석탑대동제의 정상 진행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며, 이에 대하여 세월호 참사의 사회구조적 원인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하여 노력한다는 전제를 두었습니다. 나아가 이와 같은 약속을 지키고 대학생으로서 우리가 나아갈 바를 제시하기 위하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제47대 고려대학교 중앙 운영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하는 바입니다.

비극으로 나아간 세월호

세월호 참사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또 확대되었습니다. 여객선 선령 제한이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되면서 <청해진해운>은 20년 이상 사용된 노후한 배를 구매하여 증축하였고, 허용 수준보다 많은 양의 화물을 싣고 항해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안전 교육을 간과하며, 안전 점검 또한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구조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이어졌습니다. 선장과 일부 선원들은 수백 명의 승객들을 버린 채 탈출하였고, 언론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잘못된 보도로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나아가 수색 독점권을 가진 민간구조업체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이하 언딘)>은 해군이나 민간 잠수부에게 초기 구조를 제한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우리가 4월 16일을 너무나 아픈 날로 기억하는 지금을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여러 계열사를 통해 세월호를 간접적으로 소유하여 배당과 같은 형태로 수익을 획득하는 실소유주(유병언 회장)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월호를 간접적으로 소유한 실소유주는 사고의 법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선령 제한을 연장하는 규제 완화, <언딘>에 수색 독점권을 주는 외주 구조 허가, 부실한 선박 안전 점검 방관 등은 정부도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해경에 책임을 전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공간에서 다시

세월호의 침몰은 정부, 언론 그리고 안전을 담보로 이윤만을 추구하던 기업이 낳은 불편한 우리 사회의 침몰입니다. 다른 이름의 세월호 참사가 되풀이되는 일을 막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침몰의 현장에서 사태를 비판하고 대안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부족해 명확한 대안조차 고민할 수 없는 지금, 정부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원인과 그에 대한 명백한 책임 규명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는 정부의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면서도 미래의 사회를 책임질 청년들로서 '나'와 '너'라는 개개인의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우리'의 생각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되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비판들을 가할 수 있을 지, 미래에 어떤 태도들을 가져야 하는지를 우리의 공간에서부터 이야기합시다. 세월호 참사라는 우리 사회 책임의식의 침몰, 윤리와 양심의 침몰의 현장에서 자유롭고 정의로운 우리 청년들의 가치가 새롭게 떠올라야 합니다.



고려대학교 제47대 중앙운영위원회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간호대학 학생회, 경영대학 학생회, 공과대학 학생회, 국제학부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 문과대학 학생회, 미디어학부 학생회, 법과대학 학생회, 보건과학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학생회, 생명대학 학생회, 애기능동아리연합회, 의과대학 학생회, 자유전공학부 학생회, 정경대학 학생회, 정보통신대학 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20 06:5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