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이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 주한미군 부대로 반입되는 쇠고기와 가금육은 한국의 검역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4월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뒤인 4월 23일 공고되었습니다.

FSIS의 이 같은 조치는 한·미 공동검역권을 보장하고 있는 현행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과 2006년 체결된 ‘축산물 검역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명백히 무시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 정부는 FSIS가 한국의 검역권을 부인하는 규정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군 부대로 반입되는 축산물에 대한 검역주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입니다.

주한미군이 한국의 검역기준을 무시하려고 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이번 쇠고기 협상 타결로 미국산 쇠고기가 거의 아무런 제한 없이 수입될 수 있게 되자, 육류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의 질이 나쁘고 광우병 우려가 있는 쇠고기 등을 납품하여 미군들이 먹게 될 것을 우려해서입니다. 미국이 자국산 쇠고기를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는 안전하다고 홍보하면서도, 자국민들에게는 못 먹이겠다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하루 빨리 재협상하는 방법 밖에는 이번 상황의 해결책이 없음을 정부는 이제라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41대 민족고대 호안정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