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제49대 안암총학생회(회장=이승준, 안암총학)가 ‘셰어하우스 코잠’ 홍보사업(코잠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를 통해 코잠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안암총학은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며 사업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총학은 충분한 설명 없이 사업을 철회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주거 복지사업 ‘셰어하우스 코잠’

코잠 사업은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48대 안암총학생회 별:자리(회장=박세훈, 별자리)가 추진한 복지사업이다. 사업을 담당했던 이윤지 별자리 주거생활국장은 “3년간 기숙사 신축운동을 진행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다”며 “고민 끝에 대안으로 셰어하우스 사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셰어하우스는 입주민들이 취사·휴식 등의 생활공간을 함께 사용하도록 마련된 공동주택이다. 별자리는 총학 임기에 상관없이 주거 사업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돼야한다는 점을 고려해 외부 셰어하우스 업체를 물색했다. 이 과정에서 현 셰어하우스 업체 ‘코잠’의 대표인 김현성(사범대 지교11) 씨가 별자리에 공동 사업을 제안했고, 합의가 이뤄져 사업이 본격화됐다. 김현성 코잠 대표는 “학교 근처 집들이 대체로 열악하고 가격도 부담스러워 고민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셰어하우스 사업을 구상했다”며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총학에 먼저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별자리와 코잠 대표 간에 체결한 ‘셰어하우스 사업에 관한 상호협력 의향서’ 제1조에는 ‘상호협력 내용을 기초로 한 전략적 제휴’ 관계임을 명시하고 있다. 별자리는 작년 7월 20일 페이스북 카드뉴스를 통해 코잠이 이와 같은 배경에서 추진된 협력 사업임을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이후 제49대 안암총학 선거 당시 이음줄 선본은 코잠 사업 유지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2월 초 4호점과 7호점 신규 입주자 모집을 진행했다.

사업의 영리성 논란 불거져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총학생회가 코잠 홍보 사업을 진행하는 점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의  글이 올라왔다. 주로 코잠 사업의 영리적인 성격을 문제 삼았다. 코잠 사업은 사업자인 김현성 대표가 학교 인근의 집을 임대해서 학생들에게 재임대 하는 구조로 이뤄져있다. 안암총학은 코잠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홍보와 입주자 모집을 담당했다.

  이윤지 전 국장은 총학의 재정적 한계로 인해 총학 자체만으로 사업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지 전 국장은 “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영리 업체와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제49대 안암총학 재정담당자인 이예슬 중앙집행위원장실 재무총괄은 “총학이 집행할 수 있는 예산으로는 집을 구매해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영리 업체의 홍보 사업이라는 점에서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이윤지 전 국장과 김현성 대표 모두 “총학 쪽으로 간 돈은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논란 불거지자 급히 철회

현 안암총학 이음줄은 전대 총학 사업 계승부터 사업 전면철회 결정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거주 중인 학생들의 만족도를 파악하는 과정 없이 전 총학의 사업을 이어받았다. 코잠 사업을 담당한 채호경 등록금주거국장은 “학생들의 만족도를 파악한 공식 자료는 없다”며 “페이스북 댓글이나 실제 주거했던 몇몇 학생들의 의견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아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철회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 이윤지 전 국장은 “코잠 사업을 비판했던 학우들에게 사업 의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성급하게 철회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셰어하우스 거주를 고민했던 박선희(미디어16) 씨는 “내년에 셰어하우스에 입주하려고 했는데 당황스럽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만 개선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암총학 측은 상반기에 기숙사 신축 요구 운동 ‘도토리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고 주거 복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