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학년이 돼서 처음으로 우승했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 박준영은 경기 결과에 대한 흡족한 마음을 숨김없이 나타냈다. 이어 승리의 주요인을 묻자 그는 겸손하게 “솔직히 팀 전체가 너무 잘해줘서 이긴 것 같다. 누구 하나 자기 몫을 못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빠짐없이 모두가 잘해준 경기였고, 긴장 많이 했을 후배들에게 특히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동료 선수들의 협동심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반 양 팀의 격렬한 몸싸움은 파울을 많이 낳았고 피해를 더 본 쪽은 고려대였다. 전반이 종료되기도 전 파울이 4개나 쌓인 박정현(체교16, C)의 파울 아웃 리스크가 생기자 강병수(체교88) 감독은 팀의 주전 센터를 식스맨 하윤기(체교18, C)로 조기에 교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준영은 “센터 박정현이 원래 팀의 중심인 것은 사실이지만 백업으로 경기에 들어온 윤기에게 ‘이제 네가 (팀의) 중심이니 책임감을 가지라’며 격려했다”고 밝혔다. 열심히 뛰어준 후배들을 향한 짓궂은 애정도 드러내며 파울 트러블이 야기한 위기를 서로 최선을 다함으로써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1학년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런 중요한 경기에 임하면 혼난다고도 했다.(웃음) 너무 잘 플레이한 윤기에게 고맙다.”

 너무 흔하게 더블-더블을 기록해 대학 레벨에서 라이벌이 없을 것만 같은 박준영에게도 이날 경기에서 신경이 쓰였을 법한 선수가 있었다. 올해 들어 기량이 월등히 향상된 같은 포지션의 적수 한승희(연세대17, F)도 마찬가지로 이날 더블-더블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비해 그를 맨투맨으로 마킹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았냐는 질문에 “실력은 아무리 늘어도 결국 종이 한 장 차이여서 누가 더 열정을 품고 집중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박준영은 실력을 떠나 멘탈에서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팬들의 열띤 응원을 큰 경기마다 클러치 퍼포먼스로 화답하는 박준영의 행진은 계속된다. 연세대와의 9월 초 리그 맞대결과 10월 초 대망의 정기 고연전까지, 그가 어떤 활약으로 호랑이들의 함성을 또 자아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