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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전최준 이강인애국가 체력왕 정호진의 U20 월드컵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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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 등록일 : 2019-07-19 23:17:20 | 글번호 : 10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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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글 차재민 기자, 사진 정희연, SPORTS KU DB]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의 정호진(체교18)은 U20 월드컵이 치러지기 전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사실, 대회가 끝난 지금도 이강인(발렌시아CF), 조영욱(체교17, FC서울) 등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 하지만 U20 대표팀이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의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는 동안, 정호진은 팀의 궂은일을 도맡은 ‘언성히어로’였다. 월드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정호진의 U20 월드컵 뒷이야기를 고려대학교 스포츠매거진 SPORTS KU가 키워드로 전한다.


#정정용호_처음_그리고_성장

(정호진은 지난 2017년 10월 AFC U19 챔피언십 예선에서 처음으로 정정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 대회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한 이후 U20 월드컵까지 수차례 평가전과 소집훈련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 빠진 적은 거의 없었다.)

“처음 뽑혔을 때도 이 팀이 U20 월드컵까지 갈 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죠. 하지만 그때는 그런걸 생각하기보다 당장 경쟁에서 생존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소집 기간의 훈련이나 경기에서의 경쟁은 정말 인정사정없이 치열해서 숨이 막힐 때도 있었어요. K리그 선수들과 해외파 선수들과도 경쟁했는데 처음에는 나와 다른 세계의 선수들이라는 생각에 약간 거리감도 느꼈지만, 같이 지내면서 그런 건 전혀 없어졌어요. 오히려 프로 선수들의 발전되어 있는 부분을 잘 보고 배우면서 저 자신도 발전한 것 같습니다”


#최종명단_발표
“최종소집 이전 소집 때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그때 유난히 훈련과 연습경기가 잘 풀려서 최종명단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어요. 최종소집 마지막 날 오전 팀 미팅이 끝나고 감독님이 '이제 따로 몇 명을 부를 텐데 그 사람들은 탈락한다고 이게 끝이 아니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이 될거다' 고 하셨어요. 그리고 따로 선수들 몇 명을 불렀는데 저는 불리지 않길래 ‘월드컵에 가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회복 운동이 끝나고 확인해 보니 최종명단에 이름이 있더라구요. 사실 그때 독감에 걸려서 몸이 좀 안 좋다 보니 더 실감이 안 나긴 했지만, 이전 소집 때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폴란드로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룸메이트_라이벌_연세대_최준
(이번 대표팀 21명 중 대학생 선수는 단 2명. 정호진과 최준(연세대18)이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가 알아주는 라이벌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룸메이트이자 우정을 나눈 서로의 버팀목이었다.)
“파주(NFC)에 있을 때는 둘이 많이 티격태격했어요. 고대가 어떻다, 연대가 어떻다 하면서 고연전 이야기도 자주 하고 가끔은 (조)영욱이 형까지 합세해서 연대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웃음) 그런데 폴란드 갔을 때부터는 운동이 너무 힘드니까 서로 건들지도 못했어요. 대회 중에도 서로 다투기보다는 같은 팀원으로, 친구로 함께했죠”

#벤치에서_주전으로

(정호진은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2차전 남아공과의 경기부터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는 제 자리에 김정민(FC리퍼링)이 섰습니다. 그래도 언제 투입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고 남아공전 전날 전술훈련을 하는데 제가 주전조에서 훈련을 하더라구요. 그때 ‘내일 경기에 뛰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남아공전은 승점을 못 따면 안 되는 경기였기에 부담이 없지 않았는데 코치 선생님들, 영욱이형, 다른 1차전 뛰었던 동료들 모두 네 장점을 살리면 된다고 자신감을 많이 살려줘서 맘 편히 뛸 수 있었어요”

#폭우_속_남아공전

“비가 와서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저는 오히려 더운 느낌이 덜해서 더 편했습니다. 경기 중 득점 찬스도 있었죠. (이)강인이가 공을 줄 듯 말 듯 하길래 뒤로 물러섰는데 엄원상(광주FC) 형의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저한테 떨어졌어요. 주발이 아닌 왼발에 걸려서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인사이드로 찼는데 어? 어? 하다가 크로스바를 때렸습니다. 그게 들어갔으면 또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 아쉽긴 해요(웃음)”

#아르헨티나전_16강진출_조영욱골_어시스트

(16강 진출 여부가 걸려있던 아르헨티나전은 ‘고려대의 날’이었다. 후반 12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정호진의 낮은 크로스를 조영욱이 그대로 밀어 넣으며 승리를 이끄는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선수들도 ‘경우의 수’를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이 ‘어차피 우리가 이기면 끝난다. 그런 거 신경 쓰지 말자’ 이야기를 하셔서 우리끼리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대신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후회 없이 할 수 있는걸 다하고 나오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후반에 제가 공을 잡고 계속 옆으로 치니까 아르헨티나 수비가 계속 따라 나왔습니다. 공을 가랑이 사이로 넣어서 페널티박스까지 돌파하는데 성공했어요. 수비가 태클을 시도하길래 코너킥이라도 만들어야지 하고 크로스를 넣었는데 거기 딱 영욱이형이 있었어요. 나중에 물어봤더니 영욱이형은 그쪽으로 공이 올 것 같아서 딱 들어가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영욱이형이 대단한 선수구나 했습니다. (SPORTS KU: 조영욱한테 ‘용돈’을 받았다는 것이 화제가 됐는데 돈은 어디에 썼는지?) 축구부 18학번 친구들한테 밥을 샀는데 친구들이 별로 만족을 못 해요. (웃음)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나가 있는 민성준(체교18)이 돌아오면 다시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숙명의_한일전_이강인_애국가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16강에 올라서 축제 분위기였는데 16강 상대가 하필 일본이라 다들 부담도 느꼈죠. 하지만 한일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많이 하면서 잘 준비했고 다들 ‘갈 땐 가더라도 일본은 잡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뭉쳐있었습니다. 힘든 경기였지만 전략적으로 준비한 것도 잘 통해서 이긴 것 같아요.

그리고 강인이가 애국가를 크게 불러 달라 했었잖아요. 정말 크게는 불렀어요. 그런데 강인이가 ‘삑사리’를 자꾸 나서 옆에 있던 저까지 음을 헷갈렸었어요 (웃음)”

#4강진출_승부차기_비하인드

“세네갈전은 동점골은 잊을 수가 없죠. 가까운 포스트에서 제가 세 번째 자리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맨 앞에 이지솔(대전시티즌)이 쑥 나타나더니 공이 골대를 맞고 들어갔어요. 그때 정말 이 경기는 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승부차기는 토너먼트 가기 전부터 맨날 해서 1번부터 5번까지는 미리 정해뒀었고 제가 4번 키커였는데 경기중에 쥐가 나는 바람에 못 찼어요. 처음 두 명 키커가 실축했지만 다들 동요하기보다는 다독여주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해서 이긴 것 같습니다”

#결승진출_역사의주인공

“사실 저희는 현지에 있었고 SNS도 스토리에 사진 한 장 올리는 정도로 자제하다 보니 한국의 분위기를 잘 몰랐어요. 그런데 다들 한국이 난리가 났다고 그러고 홍명보(체교87,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전무님, 정몽규(경영80, 대한축구협회장) 회장님까지 오셔서 신기했어요. 현지에서도 우리가 처음에는 별로 기대받는 팀이 아니었는데 8강 4강 결승 가니까 관중석도 가득 차고 응원도 많이 받았습니다”

(SPORTS KU: 4강전 결승 골을 룸메이트이자 라이벌 최준이 넣었는데) “같은 대학생 선수로서 자랑스러웠죠. 그 골로 대학축구도 더 조명받고 친한 친구가 더 박수를 받으니까 좋았습니다. 물론 옆에서 보면서 저도 남아공전 때 골대를 맞은 슛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면서 약간 부럽기도 했어요. (웃음)”

#체력왕_아쉬움

(정호진은 대표팀 코치진이 공인한 ‘체력왕’ 이었고 3차전부터 4강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결승전에는 결장했다.)

“처음 이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활동량이 장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월드컵 때도 그런 장점을 극대화해서 뛰었습니다. 다만 경기를 연이어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없지 않았고 실제로 4강 때 뛰는 양이 줄어든 것이 데이터로도 나타났어요. 그래서 결승에는 후반전에 상대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일 때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바람에 투입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시상식_뒷이야기_원팀

“아무래도 경기를 졌으니까 다들 많이 가라앉아 있었는데 (이)강인이가 한 명 한 명한테 다 형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해줬어요. 그날 숙소에 가서도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가야 했는데 다들 정말 늦게 잤어요. 강인이의 골든볼 수상도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칭찬해 줬어요. 친구들이 ‘원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정말 원팀이었습니다. 폴란드에 있는 동안 경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 더 뭉치고, 분위기도 좋아졌어요”

#각자의_징크스_루틴

“다들 경기 시작 전까지 꼭 해야 하는 루틴이 정해져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 올해 2월 춘계연맹전 때부터 경기 전에 씻을 때 스피커로 shape of you 리믹스 버전을 틀었는데 그걸 월드컵 때도 들었어요. 월드컵 때 생긴 새로운 루틴도 있었어요. 유럽 잔디가 길어서 축구화를 쇠 스터드가 박힌 걸 신어야 했습니다. 그 쇠 스터드 신발을 신기전에 스터드를 돌려서 조여야 하는데 대학축구에서는 쇠 스터드를 신을 일이 없으니까 저는 그 조이는 기구가 없어서 항상 김현우(디나모자그레브)한테 빌렸어요. 나중에는 이거 빌려주는게 (김)현우의 루틴까지 되어버려서 현우가 먼저 “그거 빌리러 안 오냐”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입장할 때 (이)강인이 다음, (최)준이 앞 자리에 서서 입장하는 것도 루틴이었어요”

#귀국_U20열풍_청와대

“다른 선수들은 방송도 많이 나오고 했는데 저는 귀국하자마자 밀린 수업을 듣고 시험 보고 과제 하느라 바빠서 사실 인기 같은 걸 거의 못 느꼈어요. 그 이후 임해훈련을 갔는데 거기 같이 온 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학교에서 종종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신기했어요”

(정호진은 부족한 출석 점수를 메우기 위해 귀국 직후부터 대체 레포트를 제출하고 임해 수영 훈련을 다녀오는 등 학업에 상당한 노력을 쏟았고, 그 결과 2학기 U리그 출전에 문제가 없는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청와대에도 다녀왔는데 대통령님은 TV에서 본 거랑 똑같았어요. 우리한테 친근하게 대해 주시고 말도 편하게 걸어주셔서 분위기도 딱딱하지 않고 좋았어요. 다만 (엄)원상이 형이 회장님이랑 대통령님 옆자리라 유난히 긴장했었어요. 청와대 밥은 맛은 있었는데 우리한테 양은 좀 부족해서…. 집에 오는 길에 햄버거를 사 먹었어요 (웃음)”

#고연전

“이제 본격적인 정기전 준비에 들어갑니다 (올해 고려대-연세대 정기전 축구 경기는 오는 9월 7일 목동운동장에서 열린다). 저도 인터뷰나 외부 행사 등에 그만 참여하고 월드컵 때처럼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죠. 이번 월드컵에서 한일전도 뛰어봤지만, 개인적으로 한일전보다 더 긴장되고 떨리는 경기가 정기전입니다. 지난해 정기전에 뛰기도 했고 월드컵도 다녀왔으니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새내기들을 잘 이끌어 고학년 형들을 뒤에서 받쳐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SPORTS KU: 최준이 정기전에서 연세대가 득점하면 정호진의 등을 두드려주며 ‘올해도 너흰 안된다’라고 할거라 도발했다. 답을 한다면?) “(최)준이가 지금 4강 때 한 골 넣었다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자신감이 올라와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정기전은 다를 겁니다. 올해 우리가 팀으로 뭉치는 게 잘되고 있어서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저도 우리가 골을 넣으면 말없이 가서 어깨나 툭툭 쳐 주려고요 (웃음)"

#Message_to_Fans

“월드컵 동안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U20 대표팀은 이제 각자 팀으로 흩어지지만 앞으로 모든 선수에게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제가 뛰고 있는 대학축구, 고려대학교 축구부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올해 남은 추계연맹전, 정기전, U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더 좋은 선수, 더 큰 선수가 돼서 보답하겠습니다!”



#축구부 #고연전 #정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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