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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0
익명
2020-06-03 15:40:13
과학 쪽 전공은 아니지만, 제가 배운 전공 내용을 적용해보자면, 과학은 결국 일정한 전제를 기본으로 두고 들어가기 때문에,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배웠습니다.
그건 과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사회학, 경제학 등의 학문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학문들을 전부 종합하더라도 인간은 전지하지 못하므로 결코 세계의 전체를 볼 수는 없을 것이구요. 저희가 안암의 지리를 알아도 지구 저편 타국의 모 대학가의 지리에는 무지하듯이 말입니다.
물론 인문학은 어떠한 전제 없이 다양히 발을 걸칠수는 있지만, 과학으로는 밝혀낼 수 없는 측면을 어찌어찌 비과학적 방법으로 잠정 결론내는 것에 불가능할 것입니다.
사진의 학생 질문도 같은 것 같습니다. 과학은 전제를 깔고 들어갑니다. 전제를 넘어서면 인문학으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고, 그것 또한 넘어서면 무지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주는 왜 생겼나요? 수는 왜 존재하나요? 한국인은 왜 한국인인가요? 와 같은 왜? 라는 질문에 저희가 신이 정했으니까, 그냥, 인간이 밝혀냈으니까와 같은 인문학적 얼버무림을 넘어서서는 대답할 수 없듯이요.
이러한 왜? 물음의 해답은 목적을 상정해야 합니다. 과학적 사실에 목적이 있나요? 인문학적 사실에 목적이 있나요? 몇몇은 있겠지만, 전제에는 목적이 있다고 보기 힘들 것입니다.
중력이 있다라고 전제하는 데 왜 중력이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중력이 있는 과정을 묻는 것이 아닌, 중력의 목적을 묻기 때문이죠. 중력 자체를 연구하는 누군가에게는 그 질문이 과정에 대한 물음이기 때문에 중력 발생의 과정을 답을 할 지도 모르지만, 이때의 왜?는 더 이상 왜?가 아니라 어떻게?인 것입니다.
결국 근원적인 왜? 질문, 즉 절대 대답할 수 없는 무지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고 해서 강사의 자질을 의심하는 원장과 엄마야 말로 무지를 무지하고 있는 사람이고, 강사는 단순히 무지한 사람인 것입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 또한 자신의 비전공 분야에는 무지를 무지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일단 무지를 무지하는 사람으로서 무지를 무지하는 사람들을 향해 비웃을 것입니다. 자신이 무지를 무지한다는 사실조차 무지한 사람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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